카드업계 "신규 카드 발급 안해요"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2009.06.1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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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신용카드 신규 발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이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발급심사를 강화한데다 비용절감을 위해 부가서비스 혜택을 줄인 것이 원인이다.

◇카드사 발급심사 강화= 15일 한국신용정보(한신정)에 따르면 올 1분기 동안 신규 발급된 신용카드는 모두 216만6097장으로 전년동기 대비 38.97% 감소했다. 이는 직전분기인 지난해 4분기와 비교했을 때도 15.04% 줄어든 수치다.



카드업계 "신규 카드 발급 안해요"


이처럼 카드 신규 발급이 크게 줄어든 것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카드사들의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한신정이 보유한 개인 신용등급(CB) 데이터베이스에 따른 카드 연체율 추이를 살펴보면 올 3월말 현재 연체율은 5.90%로 지난해 9월말 대비 0.85%포인트 상승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현재 무리한 영업을 지양하고 내실위주로 경영전략을 선회했다"며 "신규 발급 심사 기준도 대폭 강화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신규 발급 신청을 한 고객의 신용거래 추이, 수입, 직업 등의 항목을 놓고 점수화 시켜 발급 여부를 결정하는데 실제로 지난 연말 이후 발급 가능한 커트라인을 상향 조정했다.

한 카드사 발급심사팀 관계자는 "이전에는 발급심사 시 900점 만점에서 700점만 넘으면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었으나 현재는 730점을 넘어야 발급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소비자도 신규 발급 꺼려= 카드사들이 잇달아 카드 관련 혜택을 축소하고 있는 것도 카드 신규 발급이 줄어든 요인으로 분석된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4분기 이후 수익성이 악화되자 부가 혜택은 줄이고 취급 수수료율은 올리는 등 비용절감에 주력해왔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카드를 새로 신청하도록 할 유인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한 카드사 브랜드마케팅팀 관계자는 "지난 연말부터 할인서비스 적용 대상과 포인트 적립에 대한 기준을 강화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고객의 신규 발급을 유도할 매력적인 신규 상품을 내놓기 쉽지 않은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카드업계 내 마케팅과 영업이 약화되면서 신용카드 관련 신용조회 건수도 큰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신정이 보유한 올 1분기 신용카드 신용조회 지수는 37.63으로 지난해 연말 대비 4.48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는 지난 2001년 1분기 총 조회건수를 100으로 놓고 분기당 카드 관련 신용조회 건수를 인덱스화 시킨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 관련 신용조회 건수가 줄었다는 것은 신규 카드 발급 신청이 감소했다는 의미"라며 "카드사들의 건전성 관리와 소비자들의 신규 카드 발급 기피로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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