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2.7조弗 자산운용업계 공룡 떴다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9.06.1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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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BGI 인수로 2.7조 운용…2위와 1조 이상 격차 벌려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영국 바클레이은행 산하 바클레이글로벌인베스터스(BGI)를 인수, 2조7000억달러의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글로벌인베스터스'로 재탄생한다.

블랙록은 12일 BGI를 135억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블랙록은 인수 대금 중 66억달러는 현금으로, 나머지는 인수 후 출범하는 '블랙록글로벌인베스터스' 주식으로 지불한다.



이번 매각으로 바클레이의 블랙록글로벌인베스터스 지분율은 19.9%가 될 전망이다. 메릴린치 인수로 블랙록 지분 49%를 갖고 있던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지분율은 35%로 떨어지게 된다.

블랙록은 BGI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쿠웨이트, 싱가포르, 중국 등 국부펀드에 일부 지분을 매각, 28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또 바클레이 등 은행들로부터 20억달러를 차입한다. 합병은 12월 완료될 예정이다.



블랙록은 사모펀드 CVC캐피탈파트너스로의 매각이 결정됐던 BGI 산하 지수연동펀드(ETF) 아이셰어(iShares)도 함께 인수키로 했다.

바클레이는 지난 4월 아이셰어를 CVC파트너스에 44억달러에 매각키로 했다. 그러나 낮은 인수가를 이유로 계속 새로운 인수 대상자를 물색해왔다.

◇ 운용 규모 2.7조달러, 공룡 운용사 탄생


BGI는 1조5000억달러의 자산 운용 업계 1위이며, 블랙록은 1조2000억달러로 업계 3위 업체다.

이들 1, 3위 자산 운용사의 결합은 경쟁사를 압도할 2조7000억달러 규모 거대 자산 운용사 탄생을 의미한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보다 더 많은 자금을 운용하게 되는 셈이다.



블랙록은 자산 운용 규모면에서 현 업계 2위 스테이트스트리트(1조4400억달러), 업계 4위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1조2500억달러)를 1조달러 이상 앞선다.

블랙록은 이번 결합을 계기로 지수 연동 상품에 1조달러를 신규 투자할 예정이다. 이 경우 ETF 시장에서도 부동의 1위로 올라서게 된다.

블랙록은 주식과 채권투자, BGI는 인덱스와 ETF에 각각 강점을 갖고 있다. 양사의 장점을 모두 물려받은 블랙록글로벌인베스터스는 모든 분야의 자산 운용에서 강점을 갖게된다.



특히 BGI가 가진 ETF 분야의 강점은 ETF를 준비 중인 핌코와의 경쟁 구도에서도 블랙록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블랙록은 이번 인수로 주식, 채권, 유동성 자산, 헤지펀드 및 부동산 등 대안 투자 상품 등 전방위 분야를 포괄하게 된다.

◇ 블랙록은?



블랙록은 1988년 모기지 채권 트레이더 출신의 설립자 로렌스 핑크에 의해 블랙스톤 자산 운용이란 이름으로 첫 출발했다. 1992년 지금의 이름으로 사명을 변경한 블랙록은 1995년 PNC와 합병, 몸집을 불렸다. 2006년에는 메릴린치 인베스트먼트를 85억달러에 인수했다.

BGI는 바클레이가 1996년 웰스파고닛코를 사들인후 BZW투자운용과의 합병을 통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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