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北 핵실험, DJ 퍼주기 지원 때문"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9.06.1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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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의 '독재자' 발언에 정면 반박

청와대는 12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현 정권 비판과 관련, "전직 국가원수가 적절치 못한 발언으로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오히려 분열시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특히 수석비서관 회의에서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김 전 대통령 때부터 이뤄진 원칙 없는 퍼주기 식 지원 때문"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등 '독재자' 발언으로 현 정권을 비판한 김 전 대통령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오늘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김 전 대통령의 6.15남북정상회담 9주년 기념행사 연설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데, 대체로 '지나치신 것 아니냐' '어이없다'는 반응이 주조였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공식 논평'이라고 밝히며 "국민화합에 앞장서고 국론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셔야 할 전직 국가원수가 적절치 못한 발언으로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오히려 분열시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이어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제기된 수석들의 발언을 소개했다.

한 수석은 "김 전 대통령께서 '자유서민경제와 남북관계를 지키는데 모두 들고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는데, 사회갈등을 치유하고 화합을 유도해야 할 분이 선동을 조장하는 것 같아서 전직 대통령 발언으로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오늘날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김 전 대통령 때부터 원칙 없는 퍼주기 식 지원 때문 아닌가. 북한 핵개발은 6.15 이후 본격 시작된 일이다. 국외자가 논평하고 비난할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수석은 "북한의 인권문제와 세습 등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국민의 뜻에 의해, 특히 530만 표라는 사상 최대 표 차이로 합법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마치 독재정권인 것처럼 비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전 대통령이 '북한이 많은 억울함을 당한다'고 말했는데 진짜 억울한 것은 북한 주민과 금강산에서 무고하게 피격 사망한 우리 관광객"이라고 주장했다.

한 수석은 "김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 역행'에 대해 말했는데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은 법치와 다수결이다. 국회를 포기하고 길거리 나가서 장외 정치하는 야당에 진정 애정이 있다면 오히려 그것을 꾸짖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아무나 대통령을 막말로 비판하는 이런 상황을 놓고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빈부격차는 앞선 정권에서 더 심화됐다. 현 정부 들어서는 오히려 완화되는 추세다. 김 전 대통령의 주장은 무책임한 발언이다"는 비판도 나왔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전날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9주년 기념강연에서 "이명박 정부가 현재와 같은 길을 간다면 국민도 불행하고 정부도 불행해진다는 것을 확싢나다"며 "이 대통령의 큰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과거 50년간 피 흘려 쟁취한 지난 10년간의 민주주의가 역행하고 위태로워졌다"며 "과거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세 대통령을 국민의 힘으로 굴복시켰다. 우리 국민은 독재자가 나왔을 때 반드시 이를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회복시켰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선거 때 나쁜 정당 말고 바른 정당에 투표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4700만 국민이 양심을 갖고 서로 충고하고 격려하면 이 땅에 독재가 다시 일어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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