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안장이 부부금실을 좌우한다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2009.06.1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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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자전거르네상스/ ④올바른 자전거 타기

“예비 남편이 자전거로 출퇴근한다고 하는데 말려야 하나요?”
“오히려 자전거 타기를 시작하고 나서 부부금슬이 좋아졌어요.”

자전거 타기와 관련된 끊이지 않는 논쟁 가운데 하나가 발기부전이다. 자전거를 타면 성기능에 장애가 발생하는지 여부가 논쟁의 핵심이다. 일단 장기간 자전거를 타면 전립선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찬반 양측의 의견은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룬다.



정부의 그린정책과 더불어 자전거가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먼지 쌓인 자전거를 깨끗하게 닦고 한강 고수부지로 페달을 밟는 주부에서부터, 큰맘 먹고 자전거 구입비로 100만원을 지르고 자출을 결심한 이들도 많다.

이들의 사연은 다양하지만 목적은 하나다. 건강을 위해서다. 심폐기능 향상과 근육 증가는 물론이요, 상쾌한 기분으로 스트레스만 날려도 목적 달성이다. 더불어 구석구석에 붙어있는 체지방까지 줄어든다면 금상첨화다.



자전거 전문가들은 건강을 잃지 않으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자세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면 어떤 자세가 건강을 지키는 자세일까? 최근 내한한 두명의 스포츠과학 전문가로부터 올바른 자전거 타기에 대해 들어봤다.
자전거 안장이 부부금실을 좌우한다


◆일반 안장, 혈류량 크게 떨어뜨려

지난 6월10일 서울의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는 독특한 시연이 열렸다. 미국의 자전거 전문업체인 스페셜라이즈드사가 주최한 '자전거 안장에 따른 혈류량 측정 변화'의 결과를 보여주는 자리였다.

피실험자는 성기에 혈류량 측정 센서를 장착하고 일반적인 아치형 안장이 장착된 자전거에 올랐다. 3분간 주행을 하는 동안 혈류량을 나타내는 수치가 50~5%를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반면 가운데 V자 홈이 파인 일명 ‘전립선 보호 안장’으로 교체한 실험에서는 혈류량이 95%를 유지했다.


캘리포니아대 의학박사인 로저 민코 인체공학 전문의는 “반복적인 회음부의 압박이 동맥부전을 유발하고 결과적으로 조직 내 산소저하를 가져온다”면서 “안장의 교체만으로도 혈류량을 평소 수준으로 유지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실험”이라고 설명했다.

민코 박사는 “자전거를 타는 도중에 엉덩이를 자주 들어 혈액을 이동시켜주는 것이 좋다”면서 “한번에 20분 미만의 운행이나 일주일에 4시간 이하로 타는 생활자전거 이용자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어떤 안장을 선택해야 할까?

자전거를 타본 경험자라면 모두가 겪는 엉덩이의 아픔. 이를 모면해보고자 푹신한 안장을 선택하는 것은 금물이다. 민코 박사는 “푹신한 안장은 오히려 회음부와의 접촉면적이 넓어져 혈류량이 더 줄어들게 되고 통증과 마비 증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조언했다.

척추 아랫부분이 굽어지는 자세 역시 좋지 않다. 회음부의 압박을 줄이기 위해 자연스레 발생하는 자세로 이러한 경우 역시 안장 교체가 필요하다.



통상적으로 골반뼈(의자에 앉았을 때 가장 먼저 닿는 엉덩이 뼈)의 너비가 130~160mm인 경우 안장의 너비는 155mm 이상으로 선택하면 무난하다. 회음부의 압박을 피하기 위해서는 앞서 실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전립선 보호 안장이 유리하지만 개개인의 신체사이즈가 다른 만큼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고르도록 하자.

◆올바른 자세와 몸에 맞는 자전거 선택

몸에 맞는 자전거는 비단 안장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미국 볼더 스포츠의학센터 의사이자 스페셜라이즈드 메디컬 컨설턴트인 앤디 프루트 박사는 “볼링을 즐기는 경우 자신의 몸무게와 근력에 맞는 공을 선택해야 하듯이, 자신의 몸에 맞는 자전거를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자전거가 별다른 기술이나 자세가 필요치 않다고 생각하지만 개개인의 유연성과 발 구조, 무릎의 위치, 척추 곡선, 다리 길이 등 신체조건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프루트 박사가 추천하는 좋은 자전거 타기 습관은 둔부가 40도, 무릎이 70도, 발목이 30도 이하에서 움직이는 것이다. 특히 무릎이 제 역할을 하려면 양 옆으로 벌어지지 않고 앞뒤로 반복적인 피스톤 운동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페달을 밟을 때 발의 뒤꿈치가 내려가거나 무릎이 차체 안쪽으로 붙게 되는 자세는 나쁜 자세다.

스페셜라이즈드 국내 관계자는 “자전거를 탈 때 신체의 일부가 아프면 자전거에 몸을 맞추라는 말을 자주하는데 이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몸에 맞는 자전거를 선택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비결”이라고 조언했다. 이 회사는 서대문구와 금천구에 개인에게 맞는 자전거를 맞춰주는 피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페셜라이즈드사가 권하는 자전거 타기

1. 앞바퀴와 뒷바퀴의 무게 비중은 40대 60
2. 9시 방향에 페달 회전축을 뒀을 때 무릎이 페달축과 동일선상에 위치
3. 안장의 높이는 페달의 최저점을 지날 때 무릎을 20~40도 정도 구부릴 수 있는 위치
4. 30~50도의 상체 각도
5. 15도 정도의 팔꿈치 각도
6. 정면에서 봤을 때 어깨, 팔꿈치, 팔이 일직선
7. 정면에서 봤을 때 둔부, 무릎, 발이 일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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