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교수 240명 시국선언 "韓, 민주주의 역행'

서울=뉴시스 2009.06.1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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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주 대학에 있는 교수 240명도 한국 민주주의 후퇴를 우려하는 교수들의 시국선언 행렬에 동참했다.

북미지역 대학교수들은 22주년 6월 항쟁 기념일인 지난 10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현 정부가 지금 일어나고 있는 민주주의의 후퇴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의 주권과 민주적 권리를 존중하는 정부로 방향을 전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번 성명서에는 한국시간 10일까지 240명의 교수가 참여했다. 한인 교수들 중심으로 서명이 이뤄졌으나 일부 외국인 교수도 서명에 참여했다.



성명서는 "한국의 민주주의는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한국인의 자랑스러운 자산"이라며 "민주주의가 현 정부가 들어선 이래 그 본연의 궤도를 벗어나 오히려 역행하는 사태가 잦아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성명서는 촛불집회에 대한 진압과 서울광장 원천봉쇄, 주요 방송사 경영진의 친정부 인사 교체 등을 열거하며 "지난 1년간 삼권분립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검찰, 경찰, 국세청 등이 정치적 중립성을 잃은 채 과도한 공권력을 자의적으로 행사"고 지적했다.



교수들은 또 "최근 철거민들이 진압과정에서 참사하고 특수고용직 노동자가 목숨을 끊으며 전직 대통령이 충격적으로 삶을 마감했다"며 일련의 사태가 "민주주의의 퇴행이 가져오는 비극적 결과이며 민주주의의 위기를 나타내는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성명서를 만든 교수들은 특정 조직이나 지도자가 없고 서로 얼굴도 본 적 없는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해 온라인 상으로 성명서를 작성했다. 또 일부 내용과 표현 수위에 대한 이견을 조정하기 위해 여러 차례 수정안을 내는 등 치열한 토론과정을 거쳤다.

당초 성명서를 만든 교수들은 100여명을 목표로 잡았다. 그러나 교수들 각자의 메일링 리스트, 몇몇 웹사이트, 토론그룹 등을 통해 전파되며 목표치 2배 이상의 서명자가 참가하게 됐다. 참가자들의 전공도 다양해서 정치학, 사회학 뿐만 아니라 언론학, 교육학, 컴퓨터공학, 의학 분야의 참가자들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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