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의 CP 감소 배경은?

더벨 김동희 기자 2009.06.1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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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입금 만기 분산 일환···은행 유산스 증가도 '한몫'

이 기사는 06월05일(17:4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GS칼텍스의 기업어음(CP)이 급격히 줄고 있다. 지난해 말 1조원이 넘었던 CP는 올들어 5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이전과 달리 발행물의 만기도 길어졌다.



최근 금융위기가 한풀 꺾이자 CP를 통한 유동성 확보보다는 차입금의 만기분산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CP가 줄면서 사채와 장기차입금이 늘었다.

5일 증권예탁결제원에 따르면 GS칼텍스의 CP잔액은 7643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2941억원)에 비해 5298억원이 줄었다. 지난 1월 이후에만 매달 1000억원 가량씩 발행량이 감소한 셈이다. 만기도 길어져 발행물의 70%가 6개월 이상으로 이뤄지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9월 리먼사태 이후 CP발행을 급격히 늘렸다. 실제로 지난해 내내 3200억원 수준을 유지하던 CP잔액은 지난해 10월 3271억원으로 늘더니 작년 말에는 1조2941억원으로 증가했다.

갑작스런 금융위기로 외화유동성에 문제가 생긴 은행들이 외화 단기차입금인 유산스(Banker's Usance)한도를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GS칼텍스의 유산스 차입금은 지난해 9월말 3조8261억원에서 지난해 말 2조1563억원으로 급감했다. 불과 3개월 사이 사용하던 유산스가 1조6000억원 가량 줄면서 매입채무를 늘리거나 다른 수단을 이용해 자금을 조달했다.


GS칼텍스는 지난해에만 CP규모가 9741억원이 늘었고, 회사채 규모는 1조7119억원이 증가했다.

그러나 올들어 은행의 외화자금사정이 개선되고 금융시장이 안정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유사시 유동성 위험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CP 발행을 줄이기 시작한 것이다. 대신 차입금의 만기를 분산하기 위해 장기차입금과 회사채 발행을 늘렸다.



GS칼텍스의 회사채는 지난해 말 3조1928억원에서 3월말 3조8398억원으로 늘었고 장기차입금도 7185억원에서 7843억원으로 증가했다. 은행 유산스를 수출자 유산스(Shpper's Usance)로 대체하면서 매입채무 역시 같은 기간 8439억원이 늘었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으면서 유동성 확보보다는 재무안정성을 높이는 기업들이 많다"며 "GS칼텍스도 이런 차원에서 CP를 줄이는 대신 사채를 크게 늘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GS칼텍스 관계자도 "지난해는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CP를 발행했는데 올해는 그럴 필요가 많이 사라졌다"며 "차입금 규모는 더 늘었지만 만기구조는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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