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유가·금리, 증시에 그림자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6.11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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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 0.27%↓… WTI 71불 돌파, 국채수익률 급등

미 증시가 초반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일제 약세로 마감했다.

10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24.04포인트(0.27%) 하락한 8739.18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3.28포인트(0.35%) 내려선 939.15, 나스닥지수 역시 7.05포인트(0.38%) 떨어진 1853.08로 장을 마쳤다.

미 증시는 반등기대로 장초반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장후반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는 소식들에 발목을 잡혔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71달러를 넘어서면서 경기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됐다.



10년만기 미 국채 입찰 여파로 수익률이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인 4%선에 도달한 점도 모기지 금리 등 시중금리 상승과 경기회복 지연 우려로 이어졌다. 아울러 정부부채 급증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될 것이라는 부담도 커졌다.

연방 준비제도이사회(FRB)가 베이지북을 통해 최악의 경기침체가 지났다는 점을 시사한 점은 지수 급락을 막는 안전판 역할을 했다.
에너지주 강세도 지수낙폭을 제한하면서 3대 지수 모두 소폭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 유가 배럴당 71불, '증시 걸림돌' 부상… 에너지주는 강세

재고 감소 발표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71달러를 넘어섰다.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1.32%(1.9%) 상승한 71.33달러를 기록했다.

마감가격기준으로 지난해 10월 20일 이후 최고 가격이다.


미 에너지 정보국은 지난주말 기준 미국의 원유재고가 전주대비 440만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80만배럴 늘어날 것이라던 애널리스트들의 전망(플래츠 집계)을 뒤엎은 것이다.

유가 강세로 에너지주는 오름세를 이어갔다.
전력업체 엑셀론이 5.1% 급등했으며 미국 최대 에너지사 엑손모빌은 1.29% 상승하며 최근 4개월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업계 2위 셰브론도 1.8% 뛰며 3개월 고점에 올랐다.



아멕스 오일인덱스는 이날 0.6% 올라섰고, 아멕스 내추럴 인덱스도 1.4% 상승하는 등 에너지 관련 업종 전반으로 상승세가 확산됐다.

반면 유가 급등이 소비와 경기회복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로 제조업주와 소비관련주는 동반 하락했다.

세계 최대 건설장비제조업체 캐터필라가 1.6% 떨어졌고 미국 3위 화학업체 듀퐁이 도 약세에 머물렀다.
세계 최대 운동화 생산업체 나이키가 1% 미 최대 온라인 여행업체 엑스페디아 역시 1.4% 내려섰다.



◇ 연준 "경기 취약하지만 개선 기대"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는 10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가 여전히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경기급락세가 둔화됐으며 향후 기업활동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연준은 이날 12개 연방은행 관할 지역의 경제동향보고서인 '베이지북'을 발표, 이같이 밝혔다.



4월중순 이후 지난달말까지의 경기상황을 분석한 이번 베이지북에 따르면 12개 연방은행 가운데 5개 연방은행이 "하강추세가 완화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와함께 많은(several) 지역 연방은행들이 향후 기업활동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연말까지는 기업활동이 상당한 개선(substantial increase)을 보이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들이 사치품과 신차 구매를 늦추면서 소매 매출이 여전히 미약한 상태이며 일부 지역에서는 신용경색이 자동차 판매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관광산업 경기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뉴욕 필라델피아 등 8개 연방은행 지역에서는 주택 판매가 늘어나고 신규주택 건설도 미약하지만 안정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상업용부동산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태인 것으로 보고됐다.



◇ 무역 적자, 2달 연속 증가

미국의 무역 적자는 2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미 상무부는 4월 무역 적자가 전월의 285억달러(수정치)에서 292억달러로 2.2% 증가했다고 밝혔다. 4월 무역적자는 블룸버그통신 전문가 예상치 290억달러를 소폭 상회했다.



대중 무역 적자는 전월의 156억달러에서 168억달러로 확대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의 무역 적자 증가가 2차대전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 속에서 수출이 약 3년래 최소 수준으로 떨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했다. 지난달 미국의 수출은 전월에 비해 2.3% 감소한 1211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06년 7월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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