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 23일 첫 선, 어떤 변화 오나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2009.06.1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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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 등 우려… 수표 대체효과·거래 편이 등은 장점

1만원권을 제치고 최고액권이 될 5만원권이 오는 23일부터 시중에 풀림에 따라 여러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5만원 권 발행은 10만원 권 수표의 발행과 취급 비용 부담을 줄이고 소지가 간편해지는 등의 장점이 있다. 하지만 뇌물수수나 상품.서비스 가격의 상승을 초래하는 등의 부작용과 유통 초기 단계에서의 혼란도 우려된다.

◇5000원권-5만원권 착각 마세요= 벌써부터 제기되는 기존 지폐와의 혼동 우려에 대해 한은은 크기와 지폐 도안에 주목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5만원 권 신권이 황색 계통인 5000원 권과 색깔이 비슷해 물건 구매나 택시비 계산 때 잘못 지급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붉은색 계통에서 푸른 색으로 바뀐 1000원권 신권이 본격 유통된 2007년에도 녹색 계통의 1만원 권과 혼란을 겪는 사례가 있었다.



우선 5만원권의 크기는 가로 154mm, 세로 68mm로 새로운 1만원에 비해 가로가 6mm 커졌다. 또 현재 사용되는 지폐 중 새로 나오는 5만원권만 도안 인물이 여성이어서 가채이긴 하지만 머리카락이 기존의 지폐(도안 인물 이황, 이황, 세종대왕)와 달리 그대로 노출되고 수염이 없다. 5만원권 앞면에는 신사임당의 초상화이 새겨져 있다.

5만원권 23일 첫 선, 어떤 변화 오나


최고액권인 5만원권에는 최첨단 위조방지 장치가 대폭 적용됐다. 일반인이 식별할 수 있는 장치로 앞면 왼쪽의 홀로그램을 들 수 있다. 보는 각도에 따라 색상이 변하는 띠형 홀로그램은 태극, 우리나라 지도, 4괘 무늬가 상·중·하 3곳에 각각 배치됐고 무늬 사이에 '50000'이라는 숫자가 들어 있다.



◇물가 상승-‘사과박스는 그만(?)’ 뇌물 우려= 우선 5만원이란 액수가 마치 1만원, 10만원, 100만원처럼 제품이나 서비스에 책정되는 가격대의 한 기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기존 제품에 가격을 인상해 5만원선에 맞추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이내황 한은 발권국장은 “유로화 고액권이 나왔으나 물가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던 사례가 있었다”며 “5만원 권 발행이 물가를 자극한다는 주장은 기우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원치 않았지만 뇌물 간소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과거 현금 뇌물 전달의 수단으로 쓰였던 사과상자에는 현금 5억원, 007가방에는 1억원이 들어갔지만 5만원 권을 사용한다면 그 부피가 산술적으로 1/5로 줄어들 수 있는 것.


실제로 국민권익위원회(전 국가청렴위원회)는 고액권 발행이 뇌물수수나 비자금조성, 범죄수단 등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10만원 수표 수요도 대체= 은행들은 신권 발행으로 자기앞수표 사용이 줄어들 수 있는 점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기앞수표는 화폐와 달리 발행, 지급, 정보교환, 전산처리 및 보관 등에 연간 2800억원 안팎의 비용이 들어간다.

한은은 "시중은행이 5만원 교환을 얼마나 원하느냐에 따라 10만원권 수표의 위상과 5만원권의 유통 규모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5만원권이 10만원권 자기앞수표를 대체하면 전체 수표의 80 ~ 90% 가량은 연내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시중 유통지폐 중 60% 정도를 차지하는 1만원권도 자연스레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한은은 5만원권이 발행되면 상당수 1만원 수요가 5만원권으로 대체돼 1년 안에 1만원권의 40% 정도는 5만원권에 자리를 내 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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