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 권 발행은 10만원 권 수표의 발행과 취급 비용 부담을 줄이고 소지가 간편해지는 등의 장점이 있다. 하지만 뇌물수수나 상품.서비스 가격의 상승을 초래하는 등의 부작용과 유통 초기 단계에서의 혼란도 우려된다.
◇5000원권-5만원권 착각 마세요= 벌써부터 제기되는 기존 지폐와의 혼동 우려에 대해 한은은 크기와 지폐 도안에 주목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5만원 권 신권이 황색 계통인 5000원 권과 색깔이 비슷해 물건 구매나 택시비 계산 때 잘못 지급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붉은색 계통에서 푸른 색으로 바뀐 1000원권 신권이 본격 유통된 2007년에도 녹색 계통의 1만원 권과 혼란을 겪는 사례가 있었다.
![5만원권 23일 첫 선, 어떤 변화 오나](https://thumb.mt.co.kr/06/2009/06/2009061015103252730_1.jpg/dims/optimize/)
이에 대해 이내황 한은 발권국장은 “유로화 고액권이 나왔으나 물가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던 사례가 있었다”며 “5만원 권 발행이 물가를 자극한다는 주장은 기우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원치 않았지만 뇌물 간소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과거 현금 뇌물 전달의 수단으로 쓰였던 사과상자에는 현금 5억원, 007가방에는 1억원이 들어갔지만 5만원 권을 사용한다면 그 부피가 산술적으로 1/5로 줄어들 수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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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국민권익위원회(전 국가청렴위원회)는 고액권 발행이 뇌물수수나 비자금조성, 범죄수단 등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10만원 수표 수요도 대체= 은행들은 신권 발행으로 자기앞수표 사용이 줄어들 수 있는 점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기앞수표는 화폐와 달리 발행, 지급, 정보교환, 전산처리 및 보관 등에 연간 2800억원 안팎의 비용이 들어간다.
한은은 "시중은행이 5만원 교환을 얼마나 원하느냐에 따라 10만원권 수표의 위상과 5만원권의 유통 규모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5만원권이 10만원권 자기앞수표를 대체하면 전체 수표의 80 ~ 90% 가량은 연내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시중 유통지폐 중 60% 정도를 차지하는 1만원권도 자연스레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한은은 5만원권이 발행되면 상당수 1만원 수요가 5만원권으로 대체돼 1년 안에 1만원권의 40% 정도는 5만원권에 자리를 내 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