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유동성 조이기에 MMF 썰물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09.06.09 16:41
글자크기

통안채 발행 확대 유동성 조절…단기자금 일부 흡수

천정부지로 치솟던 머니마켓펀드(MMF) 수탁액이 최근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유동성을 조절하기 위해 통화안정증권(통안채) 발행을 늘리면서, MMF처럼 '갈 곳 잃은 자금'을 일부 흡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MMF 수탁액(5일 기준)은 전날보다 9976억원 순감소했다. MMF 수탁액은 한 달전에 비해 3조2714억원 줄었다. 지난 3월16일 수탁액 126조624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으로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던 모습에서 최근 들어 주춤한 모양새다.



한은 유동성 조이기에 MMF 썰물


MMF에서 빠진 일부 자금을 한은에서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은은 올 들어 통안채 발행을 급속히 늘리며 돈줄을 서서히 조이고 있다. 통안채를 발행해 투자자에게 금리를 주는 대신 돈을 받기 때문에, 한은은 이를 시중의 유동성을 조절하는 수단으로 삼고 있다.

5월 통안채 발행액은 35조6600억원으로 지난해말 14조1300억원에 비해 두 배를 훌쩍 웃돈다. 통안채 발행액은 1월 15조9700억원, 2월 19조3400억원, 3월 28조3400억원, 4월 30조4700억원으로 가파른 증가폭을 나타내고 있다.



또 한은이 환매조건부채권(RP) 매각을 꾸준히 지속한 점도 MMF의 자금을 흡수했다. RP도 통안채처럼 한은의 유동성 조절 수단 중 하나다. 한은은 자체 보유한 채권을 RP 매각용으로 사용하는데, 일부 채권이 만기를 앞두면서 담보채권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시장에서 국고채 5000억원어치를 매입한 바 있다.

정성민 유진선물 애널리스트는 "한은이 국채 매입을 한 것은 RP 매각을 통해 유동성 관리를 지속적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읽힌다"며 "갈수록 통안채 발행 물량이 늘어나면서 MMF로 간 자금 일부를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MF 수탁액 일부는 주식시장으로 흘러갔을 가능성도 있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월말 기업의 현금 수요와 겹쳤고 단기금리 하락으로 수익률 맞추기가 어려운 자산운용사들이 법인 MMF 자금을 받지 않은데 따른 영향도 있다"며 "또 최근 고객예탁금이 늘어난 것으로 보면 대기성 자금을 주식 직접 투자로 옮긴 흔적도 관찰된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