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기업 "철수 도미노 아니다"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9.06.0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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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회담이 관건...北 터무니없는 요구는 안할것"

개성공단 입주기업 중 1곳이 철수를 결정한 가운데, 대부분 입주기업들은 오는 11일 개성에서 열릴 남북 실무회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에 모피 생산기업 S사가 철수키로 한 것은 해당 기업의 사정에 따른 '특별한 경우'로 본다 하더라도 당국 접촉에서 북한이 내놓는 조건은 공단 전체의 향방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9일 입주기업들에 따르면 서울 구로에 본사를 둔 S사는 2007년 개성공단 아파트형 공장에 입주, 100여명의 북측 근로자를 고용해 주문자상표 부착 제조(OEM)방식으로 모피를 생산해 왔다.

이 회사는 입주 초기부터 품질과 생산성 면에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피의 특성상 일반 섬유·봉제보다 숙련된 기술이 필요한데 북측 근로자들이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



입주기업 한 관계자는 "남북경색 국면이 아니라도 (S사는) 어려웠는데 최근 통행제한, 신변 불안 등이 겹쳐 사정이 더 악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도 "공식적으로 협회에 철수 의사를 밝힌 업체는 S사 외에 없다"고 밝혔다.

업체들은 S사가 철수한다는 사실보다는 남북 실무회담에서 북한이 어떤 새로운 조건을 제시할지, 또 우리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에 더 큰 관심을 기울였다. 북한이 임금 인상, 토지사용료 징수 등에서 사실상 퇴거를 종용하는 수준의 요구를 하면 지금껏 어려움을 참아왔던 업체들도 버티기 어려워진다. 이 경우 아파트형 공장 입주기업 등 소규모 업체를 시작으로 '철수 도미노'가 실제로 현실화할 수 있다.

한 입주기업 관계자는 "북한에서 (기업들이 수용) 가능한 제안이 오면 공단은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개성공단을 유지할 뜻이 있는지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지 소식에 의하면 북한이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일부에선 북한이 현재 1인당 70달러 수준인 임금을 100달러 정도로 약 40% 인상해달라는 요구안을 내놓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11일 회담과 관련해 이날 정부 실무자들이 출경해 시설점검 등 제반 준비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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