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대체노선 '중복투자' 논란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09.06.0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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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제2경부ㆍ경부지하 도로 건설계획, 민자 서울~용인도로는 7월 개통

상습 지·정체 구간인 경부고속도로 수도권 구간을 대체할 고속도로가 뻥뻥 뚫린다. 문제는 뚫려도 너무 많이 뚫린다는 것이다.

9일 정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해양부는 상습 지·정체 구간인 경부고속도로를 대체하기 위해 제2경부고속도로와 함께 경부고속도로 지하도로 건설을 한꺼번에 계획하고 있어 중복투자 논란이 일고 있다.

제2경부고속도로는 서울에서 행정중심복합도시를 연결하는 6차선 128.8㎞ 구간의 고속도로로 총 사업비는 6조7000억원에 달한다. 국토부와 한국도로공사는 서하남~용인간 39.5㎞의 1단계 사업을 10개 공구로 나눠 턴키(설계·시공 일괄) 방식으로 오는 8월 일제히 발주할 계획이다. 다만 현재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사업시행방안 미결정으로 다소 유동적이다.



국토부는 1단계 공고가 나간 이후 용인~안성(31.3㎞), 안성~천안(29.0㎞), 천안~세종(29.0㎞)을 포괄한 2단계 사업의 공구를 분할하고 사업비를 확정한 뒤 추가로 공사에 나설 예정이다.

이어 경부고속도로와 경인고속도로 등 상습정체 도로의 지하에 도로를 건설하는 방안인 '수도권 지하고속도로망 구축계획'을 연말까지 마련키로 했다. 내년 상반기 중 부처간 협의를 거쳐 사업추진 노선과 사업비 조달방안을 마련한 후 하반기에 사업을 공식화할 방침이다.



우선 추진 후보군으로는 경부고속도로 기흥~양재 간 27.7㎞(1조6761억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은 기존 고속도로 차선을 2차로 정도 감축하고 지하에 6~8차로의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이처럼 2개의 경부고속도로 대체도로 건설이 추진되는 동안 경부고속도로의 통행량을 분산시킬 서울~용인 고속도로가 오는 7월 개통된다. 민자고속도로인 서울~용인간 고속도로는 용인시 기흥읍 영덕리(시점부)에서 서울 강남구 세곡동(종점부)을 연결하는 왕복 4~6차선의 연장 22.9km 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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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 대체노선 '중복투자' 논란


이 도로는 가장 극심한 정체를 보이는 경부고속도로 서울~수원 구간을 대체하게 된다. 특히 서울~용인 고속도로는 국도 45호선과 연결돼 오산, 평택까지 연결이 가능하다. 이 국도 45호선의 선형을 개량하면 경부고속도로 수도권 전 구간을 대체할 고속화도로로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국토부 관계자는 "수도권 지하고속도로망 구축계획은 도로의 평면 확장이 불가능한 상황이 올 때를 대비해 밑그림을 그려보는 수준"이라며 한 발 뺐다.


한 도로 관련 전문가는 "대체노선이 많은데 7조원 가량의 막대한 돈을 들여 제2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지하도로까지 검토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경기 활성화 차원이라면 재원을 활용할 곳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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