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장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과 5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15%포인트씩 상승한 4.02%와 4.75%로 마감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4%대를 넘은 것은 지난해 12월11일 4.01%를 기록한 후 처음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그간 묻혔던 불안심리가 폭발하며 매물을 쏟아내 금리를 끌어 올렸다.
선물시장 움직임에 현물 금리가 민감했던 상황이어서, 금리 상승에 큰 영향을 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성민 유진선물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에다 외국인 선물 폭격이 맞물리며 급락했다"며 "일부 단기 이동평균선이 모여 있던 구간을 강하게 하향 돌파한 것도 외국인의 기술적인 매도를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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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외국인 매도가 강해지자 일부 투자자들이 매수 물량을 손절하기 위해 매도하면서 시간이 갈수록 낙폭을 확대하는 악순환을 보였다"고 전했다.
분위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국고채 5년물 2조6200억원 입찰이 예정돼 있었던 점도 비우호적인 요인이었다.
입찰 결과, 금리는 전날 종가보다 0.09%포인트 상승한 4.69%에 전액 낙찰됐다. 종가에 비해선 괜찮은 수준이었고, 입찰에 3조7440억원(응찰률 142.9%)이 몰린 점을 감안하면 결과 자체가 악재로 작용하진 않았다. 다만 입찰이란 부담이 장초반 투자 심리에 일부 악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 펀드매니저는 "장기 기관투자자의 자산배분 전략을 보면 채권의 추가 매수 여력이 많지 않다"며 "기관투자자의 참여가 소극적으로 돌아서면 그간 무난히 마무리하던 국채 입찰도 당분간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노동지표가 호전된 걸 금리 인상까지 연결시키는 건 무리로 봐야 한다"며 "다만 최근 박스권 흐름에서 금리가 하단까지 내려 왔었고 선물 저평가가 한 자릿수까지 축소돼 추가 매수에 부담스러운 상황이 미국발 악재에 맞물려 큰 폭의 약세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중요한 건 경기가 호전되고 있는 추세라서 금리 하방 경직성은 강화되고 위는 뚫린 상황이며,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