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또 쌍둥이···늘어나는 쌍둥이 출산 왜?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2009.06.08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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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쌍둥이를 출산한 줄리아 로버츠 커플(왼쪽)과 제니퍼 로페즈(오른쪽)↑ 최근 쌍둥이를 출산한 줄리아 로버츠 커플(왼쪽)과 제니퍼 로페즈(오른쪽)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MBC 드라마 '선덕여왕'. 이 드라마에서 덕만공주(훗날 선덕여왕)와 천명공주는 쌍둥이로 태어나지만 운명은 엇갈린다. 쌍둥이가 태어나면 신라의 재앙이 될 것이라는 전설 때문이다. 결국 덕만은 버려진다.

이처럼 '기이한' 현상으로 여겨졌던 쌍둥이의 탄생이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 전체 출산율은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쌍둥이의 출산율만큼은 쉴 새 없이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쌍둥이의 출생률은 지난 몇 년간 계속 상승세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다태아를 포함한 쌍둥이 출생률은 지난 2007년 2.73%(1만3537명)였다. 추세를 보더라도 지난 2004년 2.09%, 2005년 2.17%, 2006년 2.40%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17년 연속 상승세다.

전문가들은 늘어나는 쌍둥이 출산률과 관련해 우선 불임치료에 주목하고 있다. 불임치료를 받는 산모들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쌍둥이 출산율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석은 일란성보다 이란성 쌍둥이의 출생률이 늘어나고 있다는 데서도 추론할 수 있다.



을지병원 불임센터의 박원일 교수는 "불임치료와 관련이 있는 이란성 쌍둥이의 출생률이 과거와 비교해 크게 늘었다"며 "유전적인 요인도 쌍둥이 출생에 관여하지만, 과거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만큼 불임치료가 쌍둥이 출산율 증가에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결국 환경적 요인에 따라 인공수정과 시험관아기 등을 통한 출산이 늘면서 쌍둥이 출산도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점차 결혼이 늦어지고 있는 추세도 여기에 한 몫 했다. 고령 산모들 역시 불임시술을 많이 받고 있기 때문이다. 배란유발제는 여러 개의 배란현상을 빚게 해 다태임신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러한 시술을 받지 않았는데도, 친인척 중 드물게 쌍생아를 가졌다는 산모들도 종종 눈에 띈다. 일부에서는 출생률이 현저히 줄어들자 한 번의 출산에 2명 이상이 태어나도록 하는 자연법칙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쌍둥이 출생률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문화도 생겼다. 쌍둥이를 위한 다양한 모임이 생기고 있는 것. 현재 쌍둥이를 자녀를 둔 부모들의 인터넷 카페만 10여개에 이를 정도로 활성화돼 있다. 이들은 카페를 통해 쌍둥이 자녀의 육아와 관련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 다음에 개설된 '쌍둥이 엄마들은 다 모여요!!' 카페만 하더라도 회원수가 3만2837명에 이르고 있다. 이 카페에 글을 올린 한 산모는 "쌍둥이를 임신했다길래 처음에 너무 무서웠다"며 "주위에 쌍둥이 엄마도 없고 도움 받을 곳이 카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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