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자이' 시프트 입주현장 가보니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2009.06.0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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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가구 중 50여가구 입주…쾌적·편리함 고루 갖춰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장기전제주택(시프트) 116㎡(전용 89㎡) 입주자 이윤미(가명·39)씨는 요즘 집단장하는 재미에 흠뻑 빠져 있다. 18년차 베테랑 주부지만 결혼후 줄곧 셋집에서 생활한터라 취향에 맞게 집을 꾸미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전전한 셋집만 9곳. 2년에 1번꼴로 이사를 다녔다. 결혼한지 2년만에 사글세 지하방에서 벗어나 전셋집을 얻었을 때만해도 금새 내집을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곧 아이들이 태어났고 남편의 외벌이 수입만으로는 목돈을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새 전셋집을 알아보고 이삿짐을 쌀때마다 왠지 모를 서러움에 흘린 눈물만 한 바가지다.



이씨는 지난달 '반포자이' 시프트로 이사하던 날 밤에도 펑펑 울었다. 이씨는 "전세계약 만료일이 다가오면 늘 불안했는데 이제 20년간 맘 놓고 살 수 있는 내집이 생겼다고 생각하니 너무 행복해 눈물이 났다"며 "보증금이 부족해 대출을 받았지만 아이들이 수험생이 되기 전에 집 문제가 해결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SH공사가 공급한 '반포자이' 시프트가 지난 5일 공식 입주를 시작했다.



'반포자이'는 3.3㎡당 3000만원이 훨쩍 넘는 강남 고가아파트로 시세의 30%도 안되는 값에 시프트가 공급돼 '로또시프트'로 불렸던 곳이다. 전세보증금이 시프트 공급 사상 최고 수준인 3억원에 달해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시프트 지정 입주기간은 오는 8월까지지만 419가구 중 50여가구는 이미 입주를 마쳤다. 기존 전셋집 계약만료 등 개별 사정에 따라 공식 입주가 시작되기 전에 시프트로 들어온 것이다.

◇단지 곳곳이 쉼터…주차장은 지하로='반포자이'에선 자동차 소음·배기가스 등에 방해받지 않고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주차장이 지하에만 있기 때문에 오가는 차를 신경쓸 필요도 없다. 단지 곳곳엔 사계절 볼 수 있는 나무들이 빼곡하고 2.4㎞에 달하는 산책로도 조성돼 있다. 집안에서 내려다보기만해도 눈이 즐거울 정도다. 각 단지 옥상도 푸른 조경으로 가득찬 입주민들의 쉼터다.


자연정화공법으로 조성된 실개천과 생태연못, 한강물을 들여와 반포천으로 흘려보내는 분수, 유럽신전을 연상케하는 벽천 등도 볼거리다. 각종 놀이시설을 갖춘 미니카약장도 있다. 카약장 옆에는 야외샤워장이 설치돼 있어 물놀이를 마친 아이들이 샤워후 집에 들어갈 수 있다. 골프연습장과 피트니스센터, 사우나 등 단지내 편의시설도 일반 입주민들과 똑같이 이용할 수 있다.

◇고급 마감재에 빌트인 가전까지=반포자이 시프트는 거의 모든 동에 섞여 있다. 층과 향도 다양해 관리자가 아니면 몇동, 몇호가 시프트인지 분간할 수 없다. 84㎡(319가구)와 116㎡(100가구) 시프트 모두 발코니 확장형으로 방 3개, 욕실 2개로 이뤄져 있다.

시프트라고 값싼 자재를 쓴 것이 아니라 일반물량과 같은 자재를 사용했다. 거실·주방·욕실 등을 원목과 천연화강석으로 마감해 고급스러워 보였다. 가스오븐렌지·공기청정기 등 가전이 빌트인으로 갖춰져 있다. 공용시설이 많아 월 평균 관리비(전기·수도세 포함)는 다소 비싼 편이다. 84㎡ 관리비는 33만원, 116㎡는 42만원 안팎이다.

고속버스터미널, 신세계백화점 등 편의시설이 가깝다. 출·퇴근 시간과 주말에 단지 주변 교통이 혼잡하지만 대중교통 이용은 수월하다. 지하철 3개 노선이 지나는 트리플 역세권이어서다. 지하철 7호선 반포역과 9호선 사평역이 단지(114동·138동) 바로 앞이다. 3·7호선 환승역인 고속터미널역도 도보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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