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7.8원 오른 1251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250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달 29일 이후 4거래일 만이다. 이날 상승률은 1.44%. 지난달 14일(1.86%)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장중 1239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이내 1240원대로 올라섰고, 1230원대로 진입하려는 시도는 힘을 받지 못했다.
3일까지만 해도 외환시장은 '개입 경계감 외에 상승재료는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증시는 견조했으며, 글로벌 달러는 약세를 보였다. 분위기는 이날 밤 이후 반전됐다. 글로벌 달러는 강세로 돌아섰고, 뉴욕 증시를 비롯한 각국 증시는 하락세를 보였다.
3일까지만 해도 1.43달러선을 넘었던 오후 3시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1.4169달러까지 떨어졌다. 95엔대에 머물던 엔/달러 환율도 96.13엔까지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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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는 장중 계속해서 낙폭을 늘리며 36.75포인트(2.6%) 떨어진 1378.14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 증시 역시 고용지표가 부정적으로 나오면서 하락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미 달러화가 기축통화 지위를 지켜나갈 것이라는 분위기가 힘을 얻으면 달러 강세가 이어졌다"며 "달러 강세에 이어 코스피 지수마저 큰 폭으로 떨어지자 환율은 상승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글로벌 달러 약세가 흐름으로 자리잡았다'는 해석에 대해 우려 섞인 지적도 나왔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되면서 지난해 시작됐던 글로벌 달러 강세 분위기가 많이 누그러졌다"면서도 "이를 달러화 약세 기조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미국 재정수지 적자 등이 달러화 약세를 이끌 수는 있지만, 이는 미국만의 문제로 보기 힘들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재정적자 수지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진우 NH투자선물 부장은 "지난 몇 달 동안 달러와 미 국채를 제외한 대부분의 가격이 올랐지만, 갑자기 정 반대의 상황이 발생했다"며 "이를 미 국채와 달러가 오르는 '변곡점'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부장은 "이틀 연속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도한 것을 주목해야 한다"며 "특히 4일에는 선물에 매도 폭탄이 떨어진 만큼 환율 추가 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한편 원/엔 환율은 100엔당 1301.5원, 원/유로 환율은 1772.54원 수준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