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추모객 부풀려져"… 한나라 연찬회 '시끌'

과천(경기)=심재현 기자 2009.06.0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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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연찬회에서 강사로 나선 송대성 세종연구소 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따른 추모 분위기를 비하하는 발언을 해 일부 의원들이 불만을 표출하는 등 소란이 빚어졌다.

송 소장은 4일 경기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한나라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북한 핵실험 도발과 우리의 대응책'이라는 주제의 강연자로 나서 강연에 앞서 "추모객 수가 부풀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송 소장은 "아는 사람이 지난 23일 (분향소가 마련된) 덕수궁에 가 이틀간 4시간씩 봤더니 넥타이를 매고 검은 옷을 입은 한 조문객이 (조문행렬을) 한바퀴 돌고 또 돌고 해서 5번을 돌더라고 말했다"며 "자기 어머니 아버지가 돌아가셔도 그렇게 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이 사람이 1주일 동안 35번을 돌면서 조문한다는 것"이라며 "추모객 수가 부풀려진 것 같다고 주장했다. 봉하마을 조문객에 대해서도 "하루에 20만 명이 왔다는데 이는 40인승 버스로 5000대가 와야 하는 숫자"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송 소장은 또 "분향소 주변 벽에 써붙인 글 중에 '지난번 쇠고기 정국에서 조직적으로 밀어붙였으면 (이 정권이) 넘어갈 수 있었다. 이번에는 치밀하게 밀어붙어야 한다'는 내용도 있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송 소장의 발언이 이어지자 정태근·권영진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이 "북핵 강의나 하라", "강의 내용과 다른 얘기 아니냐"며 발언을 제지했다.

송 소장은 그러나 "전국을 돌면서 강의하다 보면 저런 분들이 있는데 나가라고 하면 어떡하냐", "강사에게 무례한 말은 하는 게 아니다"라며 남남갈등, 촛불집회, 북핵문제 등에 대해 거침없는 발언을 이어갔다.


송 소장은 "지금 남남갈등이 있는데 한쪽 주장은 한국을 위한 게 맞는데 한쪽 주장은 북한을 위한 것이라 문제"라며 "북한이 주장하면 남쪽 앵무새가 따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의 불량성과 조폭성은 전 세계에 많이 알려졌지만 사실 조폭은 자신의 조폭성이 증대됐다고 하면 좋아한다고 하더라"며 "청송교도소에 조폭을 모아놓은 방이 있는데 서로 얼마나 잔인한 행동을 했는지 자랑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신지호 의원은 송 소장의 강의가 끝나자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우려한 듯 "학자로서 개인 의견을 말한 것"이라며 수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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