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외화유동성 지원부담 덜었다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09.06.03 19:07
글자크기
은행권의 외화유동성 문제가 대부분 해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심리가 안정되면서 자금조달이 원할해졌고 한국 위기설도 기우에 그친 영향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속속 외화자금 조달에 성공하면서 각종 외화유동성 지표가 크게 개선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10억달러 규모의 커버드본드에 이어 3억달러의 외화채권도 발행했다.



우리은행도 해외 투자자들에게 오히려 채권발행을 제안받는 '리버스 인콰이어리'(Reverse-inquiry)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들어 정부의 지급보증을 통해 해외자금을 차입해왔으나 앞으로 무보증차입도 검토하고 있다.

박동영 우리은행 자금부 수석부장은 "국내 은행들의 외화유동성 상황이 크게 개선되는 분위기"라며 "해외 투자자들은 정부의 지급보증보다 거래조건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유동성 지표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4월 말 현재 국내 18개 은행의 3개월 외화유동성 비율은 104.4%로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전인 지난해 6월 말(101.7%)보다 높아졌다. 금감원의 기준은 85%다. 3개월 외화유동성 비율이 100%를 넘었다는 것은 3개월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외화부채보다 자산이 많다는 얘기다.

실질적인 자금흐름을 반영하는 차환율 역시 110%를 웃돌고 있다. 은행들이 1년 이내 만기가 돌아오는 외화차입금을 전액 갚고도 10%가량을 새로 조달한 것이다. 차환율은 지난해 10월 39.9%까지 떨어지며 은행들의 대외신인도를 위협했다.

한국은행도 '한시름 덜었다'는 표정을 짓는다. 한은은 경쟁입찰 방식의 외환스와프거래를 통해 지원한 자금의 5월 만기분 53억달러 중 47억달러를 회수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한 외화대출도 30억달러 상환됐다.


올 연말까지는 은행들이 정부에서 지원받은 외화유동성을 대부분 상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자금시장이 빠른 속도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며 "은행들에 문제가 돼온 단기외화 유동성 압박도 대부분 해소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정부에서 지원받은 외화 유동성은 한 때 63억 달러에 달했으나 현재는 26억 달러로 축소됐다. 이 가운데 13억달러는 기업대출과 관련된 것이어서 상환부담이 비교적 적다는 평이다.

자금시장의 조달여건을 반영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추세도 이를 방증한다. 2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5년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의 CDS 프리미엄은 135bp로, 지난해 10월 699bp에서 크게 하락했다.

국민은행은 이 기간 855bp에서 178bp로 낮아졌으며 우리은행(890bp→224bp) 신한은행(865bp→200bp) 하나은행(865bp→202bp) 등도 같은 추세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