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은행, 정부 요구액 넘는 자본확충 성공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9.06.0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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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개 스트레스테스트 대상 은행 한달새 850억불 이상 모금

미국 대형금융기관들이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따라 당국이 확충을 요구했던 자본 규모 보다 많은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보도했다.

지난 2일 JP모간체이스, 모간스탠리, 아메리칸익스프레스, 키코퍼레이션 등 4개 금융기업이 총 87억달러의 보통주를 매각하는데 성공함에 따라 19개 은행들이 지난 5월 9일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 이후 신주 발행을 통해 확충한 금액은 650억달러를 넘어섰다. 여기다 비정부보증 채권 발행,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 등을 합칠 경우 19개 은행의 자본 확충 규모는 모두 850억달러를 상회한다.



이는 정부가 19개 은행 가운데 10개 은행에 대해 요청했던 746억달러를 넘어서는 것이다.

3월까지만 하더라도 투자자들의 금융주 기피가 극을 이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이 같은 추세 전환이 주목할 만하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최근 신주 발행을 통해 자본을 확충한 한 은행 관계자는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자본을 확충하기 매우 쉽다"면서 "투자자들이 신주를 왕성한 식욕으로 먹어치우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이 금융주 매입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경제가 바닥을 탈출할 가능성이 커졌고, 주가수익률(PER) 차원에서도 저가 수준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뮤추얼펀드와 헤지펀드, 기관투자자 등이 은행들의 신주 발행 매입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지펀드인 아팔루사매니지먼트의 데이빗 테퍼 사장은 "은행주 '아마겟돈' 상황이 끝났다"고 밝혔다. 아팔루사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선트러스트뱅크, 피프스서드뱅크 등 은행주들을 보유하고 있다.

테퍼는 "실적과 연관해 2011년과 2012년 은행 산업은 시장에서 가장 싼 분야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윌러임 뮤터펄 리드스미스 로펌 변호사는 "최근 금융상황에 대해 낙관하고 있지만, 여전히 문제는 상존해있다"면서 "아직 주택압류도 감소하지 않고 있고 은행들의 대출 품질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도 은행들이 내년까지 4700억달러의 손실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경제 위기가 더욱 깊어질 경우 손실 규모가 6400억달러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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