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운용사들 중국본토펀드 속앓이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2009.06.04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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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인기몰이를 했던 중국본토펀드 이야기가 쏙 들어갔다. 운용사들마다 관련 신상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펼쳐졌던 펀드 마케팅도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증시 폭락으로 펀드투자에 고개를 돌렸던 투자자들이 그나마 중국본토펀드에 관심을 보이면서 문의를 해오고 있지만 운용사들은 딴 청이다.

그 이유는 중국본토펀드는 다른 일반 펀드와 달리 운용사 별로 투자 한도가 정해져있기 때문. 중국 금융당국은 '적격 외국인 기관투자가(QFII)'에게만 중국 상하이와 선전 주식시장에서 내국인 투자전용 주식(A주)을 직접 살 수 있는 자격을 주고, 투자한도를 제한하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지난해부터 푸르덴셜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투신운용, 한화투신운용 등이 QFII 자격을 취득하고, 중국 본토증시(A주)에 투자하는 펀드를 속속 내놓았다.

이 펀드는 펀드시장의 침체 속에서도 자금이 몰리면서 운용사들에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중국펀드로 5843억원이 순유입됐고 이 중 4879억원이 중국본토펀드로 들어왔다.



개별 펀드들도 금새 한도를 채웠다. 삼성투신운용이 지난 2월 말 선보인 '삼성 차이나 2.0 본토증권펀드'는 출시 3개월여 만에 1억5000만달러의 한도를 모두 채웠다. 이에 따라 삼성투신은 지난 1일부터 신규 가입을 받지 못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미래에셋차이나A 쉐어 펀드'가 두달 만에 한도를 모두 채워 신규 가입을 중단한 상태다. 펀드에 투자하겠다고 찾아오는 고객을 되돌려 보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들은 중국본토증시의 인기몰이에 추가 한도를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문제는 추가 한도 취득 시기와 규모는 전적으로 중국 금융당국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이들 운용사들은 중국본토증시 투자에 관심이 높아진 지금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지만 언제쯤 다시 중국본토펀드를 판매할 수 있을 지 기약이 없다고 한숨만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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