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조선사? 1천척 배 수주 MOU

머니투데이 김창익 기자 2009.06.02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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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에 조선소 건설 및 페리호 건조 MOU 체결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한 프로젝트오거나이징(PO) 사업
-21세기조선과 컨소시엄 구성. 총 사업규모 20억달러


김창수 삼성물산 전무(왼쪽)와 문귀호 21세기조선 회장(오른쪽), 밤방 인도네시아페리 회장이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김창수 삼성물산 전무(왼쪽)와 문귀호 21세기조선 회장(오른쪽), 밤방 인도네시아페리 회장이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이 인도네시아 국영기업 인도네시아페리사(社)가 발주하는 조선소 건설과 1000척 이상의 페리호 건조 사업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액수로는 20억달러(약 2조5000억원) 규모다.



종합상사인 삼성물산이 조선소 건설과 페리호 건조 수주 건을 추진하는 것은 프로젝트오거나이징((PO; Project Organizing) ) 사업에 대한 노하우 때문이다.

PO란 종합상사들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플랜트와 도로ㆍ항만 등의 사회간접자본(SOC) 수주를 위한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삼성물산은 전세계 40여개국 90여개 거점을 통해 PO사업을 활발히 추진중이다.



삼성물산은 이번 사업에 이어 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진하는 호텔 엔터테인먼트파크 쇼핑몰 등의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물산과 21세기조선으로 구성된 삼성물산 컨소시엄은 인도네시아 국영 페리업체인 인도네시아페리사와 지난 1일 인도네시아에 페리호 건조를 위한 조선소 건설과 페리호 공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인도네시아페리사는 낙후된 자국의 여객ㆍ물류 수단을 개선키 위해 앞으로 5년간 최소 1000척의 페리호를 건조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는 1700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섬나라로 주요 페리호 노선이 현재 350여개인데 반해 페리호는 총 210척으로 자국내 운송 수단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물류 시설 개선과 함께 도로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호텔 어뮤즈먼트 파크 등 관광시설 개선 사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 컨소시엄은 최초 2척은 21세기조선의 통영 조선소에서 건조하고, 나머지는 인도네시아 조선소 건설 후에 현지에서 건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아직까지는 MOU단계지만 인도네시아페리사가 삼성물산의 풍부한 PO 사업 경험과 한국의 조선기술을 높이 평가하고 있어 본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삼성물산은 99년에 가나 TOR사 정유플랜트 공장 현대화 프로젝트 시작으로 PO 사업에 본격 나섰고, 작년 3월엔 멕시코 만사니오 LNG인수기지 사업을 수주했다. 이 사업은 LNG 저장, 처리, 설비 공사와 함께 이후 운영까지 담당하는 BOO(Build-Own-Operate)방식의 프로젝트로 삼성물산이 향후 20년간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삼성물산은 이어 한국전력과 함께 카자흐스탄 국영전력회사인 삼룩에너지사가 발주한 발하쉬 석탄화력 발전소 건설 및 운영사업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물산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정보수집은 물론 컨설팅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의 자금조달에서부터 엔지니어링 업체 선정 등 수주 활도 전반에 대한 노하우를 쌓았다.

인도네시아페리사 관계자는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아세안 프로젝트설명회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의 조선기술을 이용해 사업을 최대한 빨리 추진하기 위해 이번 MOU를 체결하게 됐다"며 "조만간 페리호 표본을 확정해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1세기조선은 통영에 본사를 두고 지난 2001년에 창립된 중소형 조선사로 자체 설계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적 조선·해운 조사기관 클락슨 순위 45위(건조량 기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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