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환경차관 "국내 태양광·풍력시장 과열"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9.06.02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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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욱 차관 "태양광·풍력 내수시장 혜택 국내기업에 돌아가야"

이병욱 환경부 차관은 2일 "국내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과열돼 있어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기초를 이루는 부품·소재 대부분이 외국기업이 만든 것"이라며 "한국 기업의 기술력이 아직 외국기업에 조금 못미치는 상황에서 신재생에너지 시장 과열은 자칫 우리 기업이 발붙일 곳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말은 국내 기업의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술력이 다소 미흡한 상황에서 주요 지역에 태양광·풍력 발전소가 대거 들어서게 되면 향후 국내 신재생에너지 기업이 내수시장의 혜택을 전혀 얻지 못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차관은 "풍력발전 단지가 곳곳에 들어서고 있지만 관련 사업에 진출한 대기업들은 풍향·풍량 등 기상요소를 고려하지 않은 채 주먹구구식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태양광 발전의 경우 영업 허가만 따놓고 실제 투자를 하지 않는 등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설치돼 가동되고 있는 태양광 발전소의 총 발전용량은 357.5㎿이다. 풍력 발전소의 발전용량은 162.4㎿에 이른다.



하지만 태양발전소 건설시 필수적인 태양전지 모듈(태양전지를 모아놓은 기판)의 국산화율은 지난 해 말을 기준으로 22%에 불과하다. 국내 태양광 발전소를 지어봐야 중간 비용의 약 80%가 외국기업의 수중으로 들어가는 셈이다.

풍력발전의 경우 지난해 말까지 국내에 설치된 풍력발전기의 수는 146기지만, 국산 발전기는 단 1기에 불과했다. 현재 기술수준에서 신재생에너지 붐을 타고 투자가 계속돼 봐야 웃는 것은 외국기업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 차관은 "우리 기업이 신재생 관련 기술수준이 선진국을 따라잡는 시점에 대대적으로 투자를 늘려도 늦지 않다"며 "기술력이 선진국을 따라잡는 시점은 수년 내에 곧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우리나라도 신재생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초기 투자는 이미 충분한 현실에서 무리하게 발전소 건설을 마구 용인해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가 태양광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에 지원하는 보조금인 '발전차액지원제도'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발표한 데 대해, 태양광 사업자들은 최근 정부를 대상으로 소송을 준비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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