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고객돈 붙잡기 '진땀'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09.06.0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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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금융위기가 다소 진정된 모습을 보이면서 저금리에 지친 시중자금이 은행권을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부 은행들은 '큰 손' 잡기에 적극 나서며 수신 기반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현재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은행 등 4개 시중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551조1213억원으로, 지난 한달 새 1조9402억원 늘어났다. 이는 4월 중 증가액 1조5046억원을 상회하는 규모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을 제외하고는 총수신이 감소했다. 우리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9108억원, 하나은행도 4080억원 줄었다. 국민은행의 총수신도 같은 기간 2719억원 감소했다. 반면 신한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3조5309억원 급증했다.

올 초까지 가파르게 늘던 정기예금도 일부 은행에서는 감소하거나 정체된 모습이다. 지난달 4개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258조4319억원으로, 외형상 전달보다 1조7745억원 증가했다. 이 역시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1조3494억원, 417억원 줄었지만 신한은행(2조4528억원)과 우리은행(7128억원)이 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덕분이다.
은행권, 고객돈 붙잡기 '진땀'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정기예금 금리가 바닥 수준으로 떨어져 금리에 민감한 개인 고객들을 붙잡기 어렵다"며 "더구나 금융위기로 얼어붙었던 투자심리가 다소 풀리면서 은행권에 맡겨뒀던 고객자금이 고수익을 찾아 움직이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증권사의 지급결제 허용에 따라 일부 자금이 다른 금융권으로 이탈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은행권은 자금이 2금융권으로 과도하게 옮겨갈 경우 대출재원이 부족해지면서 대출금리 상승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은행들이 개인고객 대신 상대적으로 금리에 덜 민감하고 장기적으로 맡기는 법인이나 기관 공략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다른 은행의 고위관계자는 "은행 본연의 업무는 고객에게 예금을 받아 자금이 필요한 고객에게 빌려주는 것"이라며 "예대업무를 제대로 하려면 수신기반을 튼튼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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