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신보광산 상수원 우라늄 농도 높아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9.06.02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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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완주군 신보광산 일대 상수원 취수지, 상수도 탱크, 지하수 등 수계(水系)에서 방사성 물질인 우라늄 농도가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일 녹색연합과 전북녹색연합이 공동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신보광산 일대 수계의 우라늄 농도는 세계보건기구(WHO) 음용수 기준치인 15㎍/L를 최고 11배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광산의 갱과 가까운 계곡 상류지점에서 채취한 물 시료의 우라늄 농도는 174㎍/L로 가장 높았다. 상수원 취수지와 주민이 직접 마시는 물 탱크에서 채취한 시료들의 우라늄 농도는 각각 49.2㎍/L, 49.4㎍/L였다.

폐광지역 반대편의 전북 진안 부귀면 지역의 지하수에서도 168㎍/L 농도의 우라늄이 검출됐다. 우라늄의 농도는 하천의 상류에서 하류로 내려갈수록 낮아졌다.



녹색연합 등 단체들은 "이번에 기준치 이상의 우라늄 오염농도를 나타낸 신보광산은 지난달 석면을 함유한 탈크를 무려 20여년간 무단 방치해오다 문제를 일으켰던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또 "완주군청과 전라북도는 주변계곡과 상수도에 대한 수질 검사 결과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여전히 지역주민들은 계곡수를 식수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우라늄 수치들이) 국제방사선 방호기구에서 민간인의 방사선 피폭허용 선량한도인 1mSv를 초과하는 수치"라며 "(완주군청, 전북도는) 더욱이 실시하겠다고 한 지역주민에 대한 건강조사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신보광산 일대의 우라늄 농도가 매우 높다는 1998년도 연구자료를 확인한 이후 이번 조사를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당시 자료는 계곡수에서 기준치의 최고 20배가 넘는 317.34㎍/ℓ 의 우라늄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나 있으며 지하수에서는 기준치의 최고 25배가 넘는 387.33㎍/ℓ 의 우라늄이 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지역을 대상으로 2000년 하상퇴적물의 우라늄 함유량을 조사한 결과 표층토양의 세계 평균 우라늄 함량 범위인 0.79~11.0㎎/㎏를 최고 15배 이상 초과하는 172㎎/㎏을 함유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광산에서 유출된 지하수와 광물질이 주요 오염원이며 우라늄을 함유한 오염원이 하천을 타고 이동·축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방사능 물질이자 중금속인) 우라늄은 몸에 계속 축적되는데 인체에 미치는 가장 큰 위해는 신장독성"이라며 "방사능에 노출될 경우 암 발생과 기형아 출산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완주군 소양면의 해당 지역에서는 33가구 80여명의 지역주민들이 계곡수와 지하수를 오랜 세월동안 음용수로 이용하고 있어 지역주민들의 건강이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나춘기 목포대 교수는 "비록 방사성 물질에 의한 단기적 위해성이 없을지라도 장기적 영향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아마 방폐장이나 원자력발전소 주변에 사는 주민들보다 이 지역주민들이 훨씬 많은 방사성 물질에 노출되고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체내에 어느 정도 축적됐는지 알 수 없지만 이에 대한 역학조사도 한번쯤은 필요하다"며 "기회가 되면 주변 환경에 대한 실제 방사능을 측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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