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벌써 조정 마무리 국면?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9.06.02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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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 끝 보인다' 주장 나와..실업·소비 등 아직 지켜봐야

월초 각종 거시경제 지표들이 예상외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전날 중국의 PMI(구매관리자지수)가 대출증가율 둔화 등으로 기준치(50)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와 달리 53.1을 기록하며 3개월 연속 확장세를 이어가면서 한국, 중국 등 아시아 증시가 모두 상승했다.

미국과 유럽도 세계 3대 경제대국인 중국발 호재에 미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 4월 건설 지출 등 미국의 경기지표 모두 호조세를 보이며 일제히 급등했다. GM이 예정대로 파산을 신청했지만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다우지수는 2.60% 상승했다. S&P500지수는 2.58%, 나스닥지수는 3.06% 각각 상승했고 유럽도 2~4%대의 상승률을 보였다.



북핵 문제로 남북이 일촉즉발의 상황에 있지만 투자심리는 안정되는 모습이다. 코스피지수는 1400선을 회복함과 동시에 심리선인 20일 이동평균선도 넘어섰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가장 민감한 외국인은 12일 연속 순매수 행진 중이다.

북한의 핵실험 당시 5일 연속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부추겼던 한국판 공포지수, VKOSPI도 최근 3일 연속 하락하며 변동성이 축소된 시장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수급 상에서는 기관이 여전히 순매도 중이지만 프로그램 매도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는 순매수하고 있다. 특히 연기금이 소규모지만 3일 연속 순매수했다는 점도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연기금의 3일 연속 '사자'는 거의 석달만이다.

조심스럽지만 일부에서는 조정 국면이 마무리될 가능성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우선 글로벌 증시의 상승탄력이 다시 강해지고 있다. 미국 증시가 매물대 집중 구간을 뚫고 8700선에 도달했고 중국 상해지수와 일본 니케이지수도 연중최고치를 경신하며 박스권을 상향 돌파했다. 또 GM 문제가 일단락되면서 당분간 추가적인 악재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달러 약세로 인해 막대한 자금이 이머징 마켓으로 흘러들고 있다. 지난달 외국인들은 한국과 대만 시장에서 무려 7조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경기지표 개선흐름을 뒷받침하는 글로벌 증시의 상승탄력 강화, 국내 수급 개선세 등을 감안할 때 (조정이 오더라도) 완만한 조정 패턴(코스피 저점 1350~1370선)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완만한 조정으로 박스권 하단부가 높아진다면 그만큼 박스권 상당부인 1430~1440선의 상향 돌파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직은 신중한 태도를 버리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GM 파산으로 인해 불확실성 하나가 해소됐지만 GM 파산은 불가피하게 실업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5월 실업률은 오는 5일(현지시간) 발표될 예정이다. 1983년 이후 처음으로 9%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높아지는 실업률은 소비 증가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과거 전세계적인 호황이 미국의 과잉 소비에 기인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의 민간 투자와 소비의 회복 없이는 이전 수준의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 지난달 미국 소매판매의 부진으로 코스피지수는 2% 넘는 급락을 경험한 바 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소비의 회복이 아니라 유동성의 힘으로 아시아 증시가 상승했지만 앞으로 아시아의 유동성 확충 속도는 현저하게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이제는 아시아의 유동성 스토리가 아니라 미국 소비의 회복 가능성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으며 아직까지 이에 대해 긍정적인 답을 내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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