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의 변신, '뉴GM' 어떻게 만들어지나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9.06.02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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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구조 가볍게, 핵심 브랜드 집중"… GM대우 '뉴GM'으로

101년 역사의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뉴GM'으로 거듭나기 위한 최종 계획을 밝혔다.

GM은 1일(현지시간) 미국 파산보호법 챕터 11 섹션 363 조항에 의거 파산보호 신청을 하고 현 경영진을 중심으로 60일에서 90일 이내에 '뉴GM'을 출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544억 달러에 달하는 채무구조를 가볍게 하고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핵심 브랜드들로만 구성될 '뉴GM'이 이후 세계 자동차업계의 '새 강자'로 부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GM대우 '뉴GM' 포함..."정상적 경영활동"

GM대우는 일단 이번 파산 보호신청의 직격탄을 맞지는 않을 전망이다. GM은 "미국 이외의 사업은 이번 파산보호 신청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GM대우의 한국 내 모든 사업장, 베트남 생산법인인 미담코와 시보레 유럽 판매법인, GM코리아는 '뉴 GM'에 편입된다고 밝혔다.

GM대우 측은 "이에 따라 GM대우와 GM코리아는 모기업인 GM의 미국 내 파산 보호신청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유지해 나간다"고 밝혔다.

GM대우의 차량구매와 인도, 보증 수리는 정상적으로 진행되며 모든 협력업체와의 계약 조건과 거래대금 지불방식에도 변화는 없다. 직원들의 임금과 근무체계도 평소대로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뉴GM'이 구성되는 과정에서 글로벌 영업망 축소는 불가피해 당분간 GM대우의 판매위축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채무조정에 시일이 걸리면서 GM대우의 매출채권(9600억원 규모) 회수도 지연될 수 있다.

◇핵심 브랜드에 집중, "소형차 미국 생산"

'뉴GM'의 핵심 과제는 경쟁력 있는 브랜드와 모델을 육성하는데 있다. 이번 파산 보호신청은 미국 내 사업의 구조개편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글로벌 영업망 자체는 지속적으로 운영된다. GM유럽의 오펠 등은 캐나다 부품사 마그나와 매각협상이 진행 중이다.

미국 내에선 시보레, 캐딜락, 뷰익, GMC 브랜드만 남긴다. 허머와 새턴, 사브는 매각할 예정이며 폰티악은 2010년까지 정리할 계획이다. 딜러망은 2008년 말 6246개에서 3600개까지 축소하고 노동비용도 외국 업체의 미국 현지 공장 수준으로 낮춘다.

또 미국 내 사무직 직원도 3만5100명에서 2만7200명 수준으로 줄이는 한편 퇴직 직원의 복리후생도 축소할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미국시장 1000만 대 기준으로도 세전 순이익에서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는 비용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GM은 "미국 내 생산시설의 가동능력을 향상시켜 현지 생산 차량의 판매 비중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47개의 제조공장을 2012년까지 33개로 축소하는 대신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게다가 소형차를 미국에서도 본격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이날 재확인했다. 시장 수요에 발맞춘 생산을 확대한다는 소리다.

이밖에 배터리 전기로만 최대 40마일을 주행하는 시보레 '볼트' 등 친환경 차량 개발 계획도 재확인했다. 주행거리가 확장된 전기차를 2010년 출시하고 2012년까지는 총 14가지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어 2014년에는 대체에너지 사용 가능 모델을 65%까지 늘릴 예정이다.

◇'뉴GM' 자본구조는?

'뉴GM'은 현재 544억 달러 규모인 GM의 채무를 약 170억 달러 수준으로 낮춰 부담하게 된다. 미국 정부는 GM에 이미 지원이 확정된 200억 달러 외에 300억 달러를 추가 투입한다.

170억 달러는 미국 재무부 소유 채무 67억 달러, 캐나다 정부 및 온타리오 주 정부 소유 채무 13억 달러, 새로운 퇴직자 건강보험기금(VEBA)에 발행된 25억 달러, 유럽 이외 지역의 해외 채무 68억 달러 등으로 구성된다.

대신 '뉴GM'의 지분은 미국 재무부 소유 60.8%, 캐나다 정부 및 온타리오주 정부 11.7%, VEBA의 17.5%, 기존 채권단에 할당된 10%로 각각 구성된다.

기존 GM의 채권단은 '뉴GM'의 지분 15%에 해당하는 신주를 추가 취득할 수 있고 VEBA도 2.5%를 추가 확보할 수 있다.

업계 전문가는 "'뉴GM'이 재무구조가 건전해지고 핵심 브랜드 중심으로 성공적 재편을 마친다면 더욱 강한 존재가 될 수 있다"며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전쟁은 이제 본격적 시작을 알리고 있어 각 브랜드들은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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