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희 대한항공사장, "이젠 순위보다 질적 성장"

머니투데이 김신정 MTN 기자 2009.06.02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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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항공사 10위권 안에 드는 것보다 선진항공사 대열에 나란히 서는 게 중요합니다."

이종희 대한항공 (22,250원 ▼300 -1.33%) 사장은 최근 열린 '21세기 비즈니스 포럼'에서 "단순히 순위권 안에 드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질적인 서비스를 갖춰 선진항공사와 어깨를 나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현재 전 세계 여객부문 항공사 순위 16위에 자리하고 있다. 순위권에 연연하지 않고 차별화된 서비스로 글로벌 항공사로 도약하겠다는 게 장기적인 목표다.



이 사장은 대한항공의 초창기 시절을 회상하며 관광자원이 없는 나라가 겪은 항공협정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마땅한 여행지와 네트워크가 없는 후진국 항공사들이 선진국에 항로를 개척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그는 대한항공의 화물 부문은 세계 1위라고 자부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1970년부터 수익 면에서 훨씬 좋다는 점에서 화물의 비중을 계속 늘려왔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그는 다른 해외 항공사와의 연맹체인 '스카이 팀' 등의 얼라이언스 체제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마일리지 혜택을 주고 패스 권 1장으로 여러 나라에서도 불편 없이 항공사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들이 매력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제유가와 환율급등에 따른 항공사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그는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그는 "지난해 기름 값은 말 그대로 금값이었다"며 "기름 값으로만 1조 5천만 원을 소비했고 이에 대해 유류할증료를 받아 기름 값 반을 커버했다"고 말했다.



또 환율 급등에 따라 부채가 늘어나면서 지난해에만 2조원의 적자를 봤다고 그는 덧붙였다.

최근 두드러지는 항공사 사고와 관련, 그는 교육의 부재를 지적했다. 기술이 아닌 가르치는 소질이 있는 교관에게 전문적으로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사장은 또 서양 항공사 승무원 보다 국내 항공사 승무원 연령대가 낮다는 지적에 대해 "승무원들은 팀웍이 가장 중요하다"며 "유사시 비상지휘를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사내 직원들에겐 생산성을 올리고 한 가지 역할이 아닌 다기능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최근 저가항공사의 두드러진 발전에 대해 대한항공은 국적항공사로서의 '질적 서비스'에 집중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계열사인 '진에어'의 출범도 당초 저가항공사의 시장을 커버하기 위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며 진에어에 대한 정비와 조종 등의 지원사격은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내년부터 오는 2014년까지 500석 이상 좌석을 공급할 수 있는 에어버스 초대형 2층 항공기10대를 도입하게 된다"며 비약적인 발전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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