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기업지원보다 제품지원 필요”

머니투데이 김경원 기자 2009.06.0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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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성공, 마케팅에 달렸다<2>

자연생태계처럼 산업도 생태계가 있다. 태어나서 성장하고 나이 들어 쇠락해지고 자연으로 돌아가고 다시 생명이 잉태되고…. 벤처기업 최고경영자들은 국내 산업생태계가 변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벤처기업의 마케팅이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정부 및 대기업의 도움이 필수다. 마케팅의 벽을 넘을 수 있도록 벤처기업의 마케팅 현황과 과제를 5회에 걸쳐 진단해 본다.

◇브이마켓, 1650개 제품 지원=벤처기업협회는 마케팅풀패키지 지원사업 가운데 벤처기업, 대기업, 유통기업을 연계시키는 ‘브이마켓’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기업정보와 제품정보를 전달하는 온·오프라인 상시지원시스템이다.



브이마켓(http://www.v-market.co.kr)은 벤처기업의 제품과 기술을 바이어에게 지속적으로 중개해 준다. 지원대상은 대기업과 유통기업에 판매할 수 있는 벤처기업 제품이다.

브이마켓은 현재 883개 기업의 1650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협회는 2000개 벤처기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브이마켓은 벤처기업의 자본금과 매출액, 제품소개, 담당자 등 전반적인 내용을 전달한다.



협회의 양현덕 마케팅 과장은 “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은 많지만 제품과 연관된 지원은 거의 없다”며 “브이마켓에서 벤처기업과 대기업 및 유통기업이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마케팅 자금 마련, “힘들다”=중소·벤처기업은 자금마련을 가장 어려워한다. 제품을 개발하더라도 마케팅을 전개할 때 자금마련에 또 한번 곤욕을 치르는 게 다반사다.
벤처기업, “기업지원보다 제품지원 필요”


잔상효과를 활용해 자전거 바퀴에 글자가 뜨는 제품을 만든 인타기술(대표 김문섭)은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이 제품은 USB를 통해 문장을 입력하면 자전거 바퀴가 회전하면서 글자를 보여준다.

김문섭 대표는 “아이디어로 시작하는 1인 벤처기업은 적은 자본으로 사업을 시작한다”며 “자금지원을 받아도 제품을 판매하는 시점에서 부채를 안고 있는 게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제품개발로 자금을 소진해서 제품을 만들 비용도 부족한 회사가 어떻게 매출실적이 있겠느냐”며 “매출실적이 있어야 지원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거꾸로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나 유관기관이 창업지원을 한 회사는 직접 관리해 줘야 한다”며 “가정에 주치의가 필요하듯이 창업지원을 받은 기업은 컨설팅업체가 옆에 붙어서 컨설팅해 주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케팅, 종합적 지원이 필요=문자인식솔루션 전문기업인 한국오씨알(대표 김관혁)은 명함인식기를 1년 전에 출시했다. 국내 대기업과 다국적기업에 문자인식솔루션을 납품할 정도로 기술력을 갖췄다.



김관혁 대표는 “제품만 좋으면 잘 팔릴 것으로 예상했다”며 “지금껏 개발에 모든 자금을 쏟아 부었는데, 막상 제품을 개발하자 마케팅이나 홍보 등에 자금을 투입해야 할 상황이 됐다”고 토로했다.

단편적이고 간헐적인 지원보다 종합적인 지원이 필요한 셈이다. 김 대표는 “정부가 개발자금을 지원하면 끝나는 구조”라며 “하지만 기업은 개발뿐 아니라 홍보, 마케팅 등의 지원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부지원이 제품개발부터 마케팅까지 연계돼 있길 바란다는 목소리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정책이 ‘마케팅풀패키지 지원사업’이다. 그는 “법률·회계사무소 등도 직접 연결시켜 주는 게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대기업 구매력을 활용한다면…=물건 10개를 구입할 때와 1만개를 구매할 때 구매가격이 변한다. 1만개를 사려는 사람은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구할 수 있다. 대량구매가 유리하다는 건 상식이다.

대기업은 대량구매를 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을 갖췄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동구매한다면 중소기업도 싼 가격으로 부품을 구입할 수 있다. 다만 대기업이 도와주지 않으면 실현 불가능한 이상일 뿐이다.

케이엠에스 (0원 %) 이태현 대표는 “예전에 중국 기업과 핸드폰 부품 거래 협상을 벌인 적이 있다”며 “중국 기업은 부품을 구매할 때 다른 기업과 연락해서 공동구매를 통해 가격을 낮추려고 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기업간 공동구매로 대규모 물량을 구입, 매수가를 낮춘다는 설명이다. 기업의 경쟁력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국내 대기업도 중소기업과 상생할 수 있는 구매패턴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후원: 중소기업청, 벤처기업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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