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진 불사" 증권사 CMA 고객잡기 경쟁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09.05.3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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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대투證, 최대 300만원까지 연 4.1%… 상품권 제공도

증권사들이 종합자산관리계좌(CMA ) 시장을 놓고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역마진'마저 감수하며 고금리 경쟁에 나서는 등 과열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나대투증권은 오는 7월말까지 CMA에 가입한 고객의 경우 최대 300만원까지 연 4.1% 금리를 2개월간 한시 적용한다. 300만원을 넘은 금액에 대해선 연 2.6%를 적용한다. 대신 거치식으로 펀드에 2000만원이상 가입하거나 위탁매매수수료가 매월 4만원을 웃돌 경우 연 4.1% 금리를 적용한다.



조건부이긴 하지만, 다른 증권사의 환매조건부채권(RP)형 CMA 금리가 연 2.5~2.6%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1.6배 높은 수치다.

고객에게 확정금리를 지급하고 운용해 수익을 남겨야 하는 증권사 입장에선 이같은 파격적인 금리를 주면 손실이 불가피하다.



CMA는 자금 특성상 만기 1년 미만짜리 단기 채권에 투자한다. 그런데, 투자대상인 국고채와 통안채 1년물 금리(28일 민간평가사 평균금리 기준)는 각각 2.43%, 2.49%로 하나대투증권의 경우 앉아서 1.6%포인트 이상 손해를 보는 셈이다. 더구나 유통금리가 상승(채권값 하락)하기라도 하면 그 만큼 추가로 평가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

지난달 한국투자증권도 고객확보를 위해 RP형 CMA금리를 종전 2.5%에서 2.7%로 올린 바 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본부장은 "CMA는 단기자금이기 때문에 만기 6개월 이하 채권에 투자해야 환매에 대응하기도 쉽다"며 "수익률을 맞추려고 비교적 금리가 높은 1년짜리 은행채에 투자할 경우 CMA가 투자한 전체 채권의 잔존만기(듀레이션)를 늘리게 되므로 금리 상승에 따른 평가손실 위험부담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상훈 하나대투증권 신탁본부장은 "다른 증권사들이 CMA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쓰고 있지만, 이 비용을 줄여 고객편익을 높여주자는 취지"라며 "2개월간 최대 300만원으로 한정한데다 CMA 고객이 펀드가입이나 주식 거래를 하면 전체적으로 회사 수익에 도움을 줄 수 있어 운용 손실을 메울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CMA 신용카드 등 신상품을 내놓으면서 사용실적에 따라 상품권을 제공하기도 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여 온 CMA 시장이 지급결제를 앞두고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고, 은행도 CMA에 고객을 뺏기지 않으려고 고금리 수시입출금 상품을 내놓고 있어 금리경쟁이 불가피하다"며 "자칫 출혈경쟁으로 이어지면 증권사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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