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기약없는 '외상값' 2조340억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9.05.3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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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말 기준 외상매출채권 규모… GM, 파산보호 신청시 회수 불투명

GM대우의 외상매출채권(Account Receivable) 규모가 3월말 기준 2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엔 GM본사에서 받아야 하는 돈도 상당부분 포함돼 있다. 6월1일 GM의 파산보호 신청이 기정사실화하면서 GM대우가 받게될 유동성 압박은 한층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GM대우가 본사와 GM 해외법인 및 판매사 등에 자동차 판매를 대가로 받아야 할 돈 가운데 아직 받지 못한 외상매출채권 규모가 지난 3월말 기준 2조340억원으로 확인됐다.



GM이 다음달 1일 파산보호 신청을 공식화하면 모든 채무와 채권은 동결된다. GM대우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관계자는 "GM이 파산보호 신청에 들어가면 채권, 채무가 동결되기 때문에 GM대우가 본사에서 받을 외상매출금은 당분간 받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GM의 파산보호 절차가 2~3달 가량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불똥은 GM대우에 튀었다. 가뜩이나 돈줄이 막힌 GM대우가 받아야 할 돈을 못 받게 되면서 사정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상매출채권을 강제로 회수할 수 있는 수단이 없기 때문에 2조원을 웃도는 돈은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가 됐다.



2조340억원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GM본사를 포함한 유럽, 멕시코 등 해외법인(GM Entities)에서 받을 돈 9600억원이다. 나머지가 GM대우 판매를 담당하는 판매사 등에서 받을 돈 8560억원, 기타 2140억원 등이다.

GM대우의 외상매출채권 규모는 지난해 12월말 기준 2조5330억원, 올 1월말 기준 2조1400억원, 2월말 기준 2조1340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큰 액수다.

이중 GM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동결되는 금액이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하지만 구조조정 과정에서 해외법인의 생산영업 축소도 불가피해 회수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실제 GM은 미국, 멕시코 공장의 판매부진으로 5~7월 가동을 중단키로 한 바 있다.


외상매출채권뿐 아니라 돌아오는 선물환거래도 GM대우에 부담이다. 앞서 채권단은 5~6월 만기가 돌아오는 선물환거래 절반에 대해 기한을 3개월 연장해주기로 했지만 당시에도 일부 외국계은행들이 반대하면서 잡음이 빚어졌다. 8월 이후 매달 돌아오는 선물환거래 만기연장에 채권단이 동의해 줄지는 미지수다.

채권단 관계자는 "GM대우의 판매망을 쥐고 있는 본사가 파산보호로 가면 일단 차 판매에 영향을 받고 외상매출채권을 못 받는 것도 (채권단에) 영향이 꽤 클 것"이라며 "GM대우가 독자적으로 가려면 자동차 생산기술이나 모델명 등 특허권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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