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도, 우주를 정복하라

광주 = 장철호 기자 2009.06.0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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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7월 말 한국 첫 로켓발사 앞둔 나로도

나로도, 우주를 정복하라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부의 미래>에서 "우주개발에 1달러를 투자하면 그에 해당하는 경제 효과는 7~12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토플러의 말을 여러번 입증했다.

나사의 기술 가운데 달에서 암석을 채취하는 기술은 바로 진공청소기의 탄생이었다. 정수기와 전자레인지도 우주선에서 생활하기 위한 기술에서 비롯됐다.



한국도 늦었지만 오는 7월 말 역사적인 첫 우주 발사체(KSLV-1)를 쏘아 올린다. '누가 먼저 우주를 선점하느냐'는 우주쟁탈전에 마침내 정식 출사표를 던진다.

◆첫 우주 발사체 '나로호'



첫 발사체의 이름은 '나로호'(KSLV-1)다. 나로는 전남 고흥 외나로도에 위치한 지역의 이름이기도 하다. 나로호가 국민의 희망과 꿈을 담아 나로우주센터에서 드넓은 우주로 뻗어 나가길 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나로호는 소형 위성 발사체로 100kg 규모의 인공위성을 탑재할 수 있다. 이번에 발사하는 저궤도 인공위성은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한 과학기술위성 2호다. 임무 수명은 2년으로 마이크로파 라이오 미터와 레이저 반사경이 장착돼 있다. 지구 저궤도에 진입한 후 300~1500㎞ 고도를 지나면서 지구복사에너지와 별 위치 측정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항공우주연구원은 장기 개발계획에 따라 내년부터 2016년까지 1조5000억여원을 들여 1.5톤급 실용위성을 실을 수 있는 KSLV-Ⅱ를 개발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위성 2호를 싣는 발사체는 2단 로켓으로 총 중량 140kg에 길이 33m, 직경 3m다.

◆나로우주센터 발사 준비 순조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는 탁 트인 외나로도 앞바다가 보이는 마치산 중턱 해발 110m에 위치해 있다. 나로우주센터는 우주발사체 개발에 필요한 각종 지상시험 시설이다. 8년 공사 끝에 지난 5월21일 준공식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기상사정 악화로 잠정 연기된 상태다.

510만㎡ 부지에 총 사업비 3125억원을 투입한 나로우주센터의 완공으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3번째 우주센터 보유국이 됐다. 우주센터로는 27번째다. 미국이 10개의 우주센터를 보유해 가장 많고 뒤 이어 러시아와 중국이 각각 3개, 일본이 2개의 우주센터를 갖고 있다.

나로우주센터는 추진기관 시험동, 우주체험관(교육홍보관), 광학장비동, 고체 모터동, 발사체 종합조립동, 위성시험동, 발사 통제동 등으로 이뤄져 있다.

나로우주센터는 현재 나로호의 지상 시험용 모델(GTV)을 개발해 발사 전 과정을 인증하는 시험을 진행 중이다. 인증시험은 6월 말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발사 인증시험은 지상 시험용 1단 로켓과 국내에서 제작ㆍ개발한 2단 로켓, 과학기술위성 2호를 완전히 조립한 상태로 대형 차량을 이용해 발사체 조립동에서 발사대로 옮기고, 발사체와 발사대 시스템의 부분별 세부 점검과 연료 및 산화제 주입 등 발사를 제외한 모든 과정을 점검하는 것이다. 항우연은 6월 초 러시아로부터 발사체 1단 로켓을 인수, 인증시험을 통해 확정된 절차와 방법으로 조립하고 다음 시나리오에 따라 발사를 기다리게 된다.

◆역사적인 나로호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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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연은 나로호의 발사 예정일을 7월30일께로 잡고 있다. 기상 조건에 따라 변경될 수 있지만, 늦어도 8월 초순에 발사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 발사일은 발사 1개월 전에 결정된다.

발사 시간은 인공위성 궤도 진입 후 햇빛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오전 4시50분~8시30분, 오후 4시40분~6시30분께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발사 당일은 15m/s내의 풍속이 유지돼야 하며, 해상과 공해에 선박, 비행기 등의 운행이 통제 된다. 로켓이 분리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나로호는 발사 24시간 전 발사장 거치대로 옮겨진 뒤 10~12분에 걸쳐 직각으로 세워진다. 발사통제동 발사지휘센터에서 버튼을 누르면 238초 뒤 1단과 2단 로켓이 분리되고, 540초가 지나면 2단 로켓 표면에 장착된 화약이 터지면서 위성만 떨어져 나가 저궤도에 진입하게 된다. 1단 추진체는 호주 인근 공해상에 떨어지고, 2단 추진체는 대기권에서 불타 소멸된다. 만약 7월 발사가 실패할 경우 9개월 뒤에 2차 발사에 들어가게 된다.

항우연 관계자는 "순수 우리 기술로 제작한 발사체를 쏘아 올릴 생각에 가슴 벅차다"면서 "나로호의 성공적인 발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나로호의 발사 성공률 얼마나 될까

이제까지 우주 발사체를 쏘아 올린 나라의 성공률은 고작 30%대다. 분석자료를 내놓지 않은 이란을 제외하고 자력 발사에 성공한 8개국 가운데 최초의 성공국은 러시아(옛 소련), 프랑스, 이스라엘 등 3개국이다. 첫 발사 성공률은 27%. 세계적인 우주 강국 미국도 첫 발사에 실패했다. 일본도 로켓 발사 시험에서 4번이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선진국들의 성공사례에 대한 연구가 많은데다 과학기술 수준이 급격히 향상돼 발사 성공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나로(KSLV-1) 개발 일정
 2007.7 발사대 제외한 나로우주센터 완공
 2008.8. 1단 로켓 테스트 모델 도착
 2008.10. 1.2단 로켓 결합
 2009.4.~2009.6. 발사인증시험
 2009.6.15 러시아서 1단 로켓 나로우주센터로 이동, 조립
 2009.7.20 KSLV-1 비행모델 총 조립 완료
 2009.7.28. 발산운영 착수
 2009.7.30. 발사(1차 발사 실패시 9개월 뒤 추가 발사)
 2009.8.5 발사결과보고
*발사일은 비행준비상황 최종 검토회의에서 최종 결정(발사기준일 전후 5일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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