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파산, 국내 車 업계 영향은?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9.06.01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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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 "위축 불가피"·현대기아차 "도전의 시기"·부품사 "우려"

미국 자동차산업의 상징 제너럴모터스(GM)가 마침내 파산보호 신청을 냈다. 이미 파산보호를 신청한 크라이슬러와 함께 파산이 공식화됨에 따라 국내외 자동차산업에 미치는 파장도 클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회생절차를 거치면서 GM 지분의 70%를 가지게 될 전망이다. GM이 '굿GM'과 '배드GM'으로 자산이 나눠지면서 '배드GM'에 대한 매각 작업이 속도를 내게 된다. 전 세계 12개 브랜드 중 뷰익, 캐딜락, 시보레, GMC 등만 남기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이뤄질 계획이다.



◇GM대우 일단 살아남을 듯

당장 GM대우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GM의 소형차 생산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GM대우가 회생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소형차 중심의 구조 개편을 벌일 GM이 지난해만 43만 대의 경·소형차를 공급한 GM대우를 포기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GM 브랜드 중 그나마 영업이 잘 되는 '시보레'의 차세대 경차 모델 '스파크' 역시 GM대우의 '마티즈 후속'이다.

다만 구조조정 가운데 GM 딜러 망 축소가 불가피해 생산 판매는 당분간 위축되고 자금 유동성 문제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GM본사와 해외법인으로부터 받아야 할 매출채권(외상금) 9600억원 정도가 묶이게 되고 오는 8월 이후 돌아올 선물환 계약 만기에 따른 자금투입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GM으로부터 GM대우의 지분 일부를 사들이는 방안이 점쳐지고 있다. 산은은 GM대우의 미래 역할에 대한 확실한 보장과 특허권 확보 등의 조건이 없으면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판이 바뀌게 될 것"

반면 글로벌 브랜드들과 세계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현대·기아차 (124,200원 ▼2,100 -1.66%)에게는 중요한 도전의 시기라는 지적이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GM·크라이슬러의 딜러 망과 부품업체들이 타격을 받으면서 현대·기아차의 시장점유율 상승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경쟁업체인 일본 브랜드들의 경우 미국 공장이 생산의 3분의 2를 담당하고 있어 현지 부품업체의 붕괴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GM의 이번 파산으로 세계 자동차 업계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모든 글로벌 브랜드들이 경쟁력 있는 중소형차와 친환경차 개발에 전력투구하면서 현대·기아차 역시 더욱 치열한 생존경쟁에 내몰렸다는 분석이다.

최대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GM이 일단 국영기업화 되면서 미국 정부의 강력한 연비 규제 강화 정책과 맞물려 자동차 시장의 '판'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하이브리드 기술 등 미래형 자동차 기술에서 상대적 열세에 있는 현대·기아차로서는 중장기적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다.

◇부품업계 "우려 속 예의주시"

국내 부품업계도 GM의 파산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GM과 직접 거래를 하고 있는 부품사들은 많지 않지만 최근 경기불황으로 자금난에 빠진 기업들의 추가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만도 관계자는 "다행히 예고된 파산이라서 그동안 공급 물량을 조절해 왔다"며 "파산에 따른 매출 감소 규모와 납품 전망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델파이 관계자도 "국내에서는 현대차가 최대 고객"이라며 "GM과 거래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파산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어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GM대우와 거래하는 부품사들도 피해가 불가피하다. GM대우에 엔진부품을 공급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납품하는 물량이 평소 30%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인데 6월에는 더 줄어들까 걱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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