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니 "한국 내년 성장률 1.5%넘는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9.05.2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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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루비니 교수 서울디지털포럼 참석

-"잠재성장률 상향 가능성…개방경제 모범사례"
-올해말 올해말 침체 끝나
-'화폐전쟁' 저자 "세계경제, '잃어버린 10년' 유사 가능"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꼽히는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대표적인 비관론자로 꼽히는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사진)는 27일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이 1.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경제에 대해선 올해말로 침체는 끝나지만 이후 회복세는 완만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쑹홍빙 중국 환구재경연구원장은 이보다 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쑹 원장은 세계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 유사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루비니 교수는 이날 서울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에서 "한국의 내년 성장률은 잠재성장률인 4%에는 못미치겠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 1.5%보다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기적인 관점에서 잠재성장률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닥터 둠'이라는 별명을 가진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루비니 교수가 한국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인 견해를 보인 것이다. 한국경제에 대한 루비니 교수의 긍정적인 시각은 이어졌다.

루비니 교수는 "한국이 구조조정, 재정통화정책 등으로 높은 경제성장과 기술진보, 생산성 향상을 이뤄왔다"며 "앞으로도 개방경제의 모범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한국의 통화완화 정책과 민간소비 증대 정책은 바람직했다"며 평가한 뒤 "서비스 분야의 생산성을 높이면 경제활성화와 내수 진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밖에 중소기업 생산성 향상 지원, 특정 금융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 등도 제안했다.


루비니 교수는 한국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반면 세계경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관적인 시각을 보였다. 최근 일부 경제지표의 개선 조짐이 나타나면서 6월부터 세계경제가 회복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이에 대해 루비니 교수는 단호히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루비니 교수는 "미국 등 전세계 경기침체는 아직도 진행중"이라며 "올해말은 돼야 경기하락세가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가 회복세로 전환해도 1~2년간 성장률은 1% 정도로 회복속도가 더딜 것"이라며 "2.7~3% 정도인 미국의 잠재성장률은 2%로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화폐전쟁'의 저자로 유명한 쑹홍빙 중국 환구재경연구원장.↑'화폐전쟁'의 저자로 유명한 쑹홍빙 중국 환구재경연구원장.
그러나 비관론적인 루비니 교수의 전망도 '화폐전쟁' 저자로 유명한 쑹홍빙 중국 환구재경연구원장(사진)의 전망에 비해서는 낙관적인 편이다.

쑹 원장은 "각국이 경기 부양책을 쓰고 있지만 미래는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며 "미국 등 세계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 유사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베이비부머 세대가 의료비 지출 등을 대비해 앞으로 저축을 늘릴 수 밖에 없다"며 "장기적으로 미국의 소비는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그동안 자산가격 상승으로 성장했는데 이번 위기로 미국은 저축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주장이다. 미국의 소비 감소는 수입 감소를 의미하며 이는 신흥국의 수출에 타격을 줄 수 밖에 없다.

쑹 원장은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 의존적인 경제발전 모델을 전면적으로 수정해야 한다"며 "중국도 내수를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쑹 원장은 "현재 위기의 근본 원인은 '미국 달러'"라며 "금을 결제 수단으로 삼아야 전세계 통화시스템이 건전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디지털포럼'은 '스토리-새 장을 열다'라는 주제로 27·28일 양일간 개최된다. 포럼 축사는 한승수 국무총리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맡았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위기를 넘어 미래로'라는 주제로 특별연설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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