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래통장 CMA로 바꿀까 말까

머니투데이 정영화 기자 2009.05.2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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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진화를 거듭하면서 신용카드는 물론 지급결제서비스까지 가능해지는 등 혜택이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주거래 통장을 은행에 두었던 고객들이 증권사 CMA로 바꿀지 말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CMA는 그동안 은행에 비해 수시 입출금시에도 금리가 높다는 것이 매력이었지만 신용카드나 지급결제서비스와 같은 기본적인 서비스가 은행보다 못하다는 인식이 컸다.



하지만 최근 CMA가 은행 못지않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매력도가 높아졌다. 금융 소비자 입장에서는 은행과 증권사간 경쟁으로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더 질 높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6월부터 신용카드 기능이 결합된 증권사의 CMA상품이 출시된다. 굿모닝신한증권 미래에셋증권 (20,500원 ▼150 -0.7%) 우리투자증권 (12,680원 ▲140 +1.12%) 현대증권 (7,370원 ▲10 +0.1%) 동양종금증권 (2,900원 ▲10 +0.35%) 등 증권사들이 CMA가 결합된 신용카드를 출시하게 된다.



또한 7월부터 증권사에서 소액결제 서비스도 실시된다. 소액결제 서비스가 시행되면 은행과 연계된 가상 계좌가 없어도 입출금이 가능해진다. 자금 이체도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며 공과금이나 보험료 납부, 인터넷 뱅킹 등도 가능해진다. 증권사 지점에서 뿐만 아니라 터미널 등 공공장소에서 CMA용 ATM 보급이 좀 더 확대돼 금융거래를 하는 데 있어 접근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무엇보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CMA 서비스의 질 향상과 더불어 수수료 부담도 점진적으로 완화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지금까지 CMA로 자금을 이체할 때 해당 증권사가 은행의 결제망을 빌려서 가상 계좌 형식으로 서비스를 했기 때문에 은행이 요구하는 건당 몇백원의 수수료를 고객에게 부담시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증권사가 자체 소액결제 서비스 기능을 갖게 되면 이런 수수료의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리 면에선 CMA, 대출에선 은행이 유리

증권사들의 CMA상품 진화가 계속되면서 은행권에서도 이에 대비한 상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새내기 직장인을 타깃으로 통장 잔액 100만원 이하에 대해 연 4%의 금리를 주는 국민은행 (0원 %)의 ‘KB스타트 통장’과 예금을 한 뒤 31일이 지나면 연 4.1%의 금리를 적용하는 SC제일은행의 ‘두드림 통장’이 그 예다.

하지만 나이나 직업 등 특정한 제한 없이 수시 입출금시에도 2~3%대의 금리를 적용해주는 CMA 통장이 금리 면에서는 은행보다 매력이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 은행에서 고금리 통장을 내놓았지만 가입조건을 보면 나이나 자격 등 제한을 두는 경우가 많다"며 "금리 면에서는 하루만 예치해도 2%대 중반의 금리를 주는 CMA통장이 낫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출의 기능에 있어서는 역시 은행이 우위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최근 일부 증권사들의 CMA통장이 마이너스 대출을 확산시킬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CMA통장은 대출기능이 은행에 비해 부차적이다.

특히 대출을 받을 계획이 있다면 은행이 유리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대출 금리는 은행 거래 실적에 따라 달라지는데 급여이체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오랫동안 한 은행과 거래해왔다면 우대금리와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증권사 CMA로 바꿀 경우 그 혜택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당장 대출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CMA가 갖는 매력은 상당부분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송승용 희망재무설계 컨설팅팀장은 "어차피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신용도가 있는 사람이라면 CMA통장을 주거래 통장으로 바꾸었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은행 대출을 받는데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송 팀장은 이어 "한 은행과 오랫동안 거래해왔고 거래실적이 매우 좋은 고객이라면 우대금리 등의 혜택이 있는 은행이 낫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CMA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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