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A형 간염 환자 수는 2005년 798명, 2006년 2081명, 2007년 2233명, 2008년 7895명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5월 중순까지만 이미 4231명에 이른다.
↑현미경을 통해 본 A형간염 바이러스.
국내에서는 1970년대말까지만 해도 15세 이상 국내 인구의 거의 100%가 A형 간염바이러스 항체를 보유하고 있었다. 또 1990년대 후반에도 A형간염 항체 양성률이 20세 미만 20%, 20~30세 40~60%, 30세 이상 80~90% 등으로 지금보다 크게 높았다.
어릴 적 어려운 생활환경 탓으로 대다수가 A형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돼 항체를 갖고 있는 40~50대와 달리 10~30대는 선진화로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경우가 적어 항체양성률이 떨어진 것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김도영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40대 이상의 경우 당시 위생환경이 청결하지 못해 아동기에 A형 간염 바이러스 노출돼 대부분 항체를 가지고 있지만 젊은 세대들은 그렇지 못하다"며 "면역체계가 미숙한 아동기에 감염되면 비교적 가벼운 증상을 겪고 자연면역이 되지만 체내 면역체계가 완성된 성인일 경우 강력한 면역작용으로 간부전은 물론 사망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어린이는 A형 간염에 걸리면 감기처럼 쉽게 지나가지만 어른은 초기에 감기몸살처럼 열이 나고 식욕부진과 근육통, 관절통, 두통, 오심, 구토 등이 나타난다. 나중에는 소변이 진해지며 황달도 생긴다. 잠을 못 자거나 과로하면 악화될 수 있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은 후 충분히 자고 휴식하면 회복된다. 하지만 방치할 경우 바이러스가 간 전체로 확산돼 간세포를 급속히 파괴, 급성 간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급성간부전은 기존에 만성 간질환이 없던 환자의 간 기능이 급격하게 저하되는 질환이다. 원인은 A형 간염 이외에도 B형 간염이 갑자기 악화되며 야기하기도 한다. 생약제제로 간이 손상됐을때도 일어난다.
일단 발생하면 간이식을 하지 않는 경우 50~80%의 환자들이 한 달 안에 사망한다는 점에서 무서운 병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혈액검사가 필수적이며, 필요에 따라서 간초음파 등 다른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예방접종이 중요하다. 혈액검사를 통해 항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날 경우 한시라도 빨리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특히 A형간염 유행지역으로 여행을 가거나, 집단생활을 하는 사람, 혈우병 환자, 의료업 종사자, 만성 간질환자 등은 필수다.
김강모 교수는 "예방접종을 하면 90% 이상 항체가 생긴다"며 "어릴때 접종했을 경우 20여년이 지나면 항체가 없어질 수도 없는 만큼 방심하지 말고 검사한 후 항체가 없으면 다시 접종해야 한다"고 말했다.
감염자를 통해 확산되는 만큼 손을 잘씻는 예방수칙도 필수다. 무의식 중에 손을 입에 가져가는 일이 없어야 한다. 바이러스가 삶거나 익히면 죽는 만큼 어패류 등 날음식은 피하고 물도 끓여먹는 것이 안전하다.
김도영 교수는 "식사 전이나 화장실을 다녀온 뒤 손을 깨끗이 씻고 학교 등 단체급식을 하는 곳에서는 단체로 예방접종하는 것을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