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벌써 샴페인 터뜨렸나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9.05.2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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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심리 1년여만에 '긍정'… 개인, 과도한 리스크 떠안기 우려

-개인, 북핵에도 주식 순매수 지속
-부동산 관련 전망도 기준치 넘어
-정부 "아직 샴페인 떠뜨릴 때 아니다" 경고

최근 주식·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샴페인'이 터지는 듯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실물경기는 여전히 가라앉아 있지만 일부 개인들의 소비심리는 '핑크빛'으로 변했고, 주식시장에서는 개인들이 시장을 떠받치는 듯한 양상이 뚜렷하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09년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5로 지난달 98보다 7포인트 상승했다.



CSI가 기준치인 100을 넘은 것은 지난해 1분기 102 이후 1년여만에 처음이다. 내수와 수출, 고용 등 전반적인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지만 개인들은 경기를 낙관하기 시작한 셈이다.

CSI는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수로 100 이상이면 경기상황에 낙관적인 사람이 부정적인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특히 주식가치전망에 이어 주택·상가가치전망(103), 토지·임야가치전망(103)도 기준치인 100을 넘어서면서 주식시장에 이어 부동산시장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부동산정보업체 내집마련정보사에 따르면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값은 5월 셋째주 3.3제곱미터(㎡)당 4002만원으로 지난해 10월 첫째주 이후 7개월만에 4000만원을 넘었다.

한은 관계자는 "국민소득과 고용 등의 감소세가 둔화되고 주식 등 자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소비심리가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개인들의 소비심리 호전은 삼성경제연구소가 전날 발표한 '2009년 2분기 소비자태도조사'에서도 엿볼 수 있다. 2분기 소비자태도지수는 48.9로 전분기 41.5보다 7.4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미래경기예상지수는 59.2까지 치솟으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강했다.

경기회복에 대한 개인들의 강한 자신감은 북한의 핵실험 소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식을 사들인 데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개인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2000억원이상의 주식을 사들였다.

개인들의 순매수는 북한의 핵실험 소식으로 급락한 코스피지수를 끌어올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개인들이 주식시장의 하방경직성을 마련해준 셈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정부는 "어느 쪽으로든 급격한 쏠림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아직은 삼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시장에 대해서는 강남·서초·송파 등 서울 강남 3구에 대한 투기지역 해제를 연내에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등 강력하게 대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날 열린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도 정부는 대내외적인 변수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시장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개인이 과도하게 리스크를 떠안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창목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개인들이 향후 경제에 대해 '핑크빛' 기대를 가지고 있으나 경기회복 속도가 더딜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섣부른 판단은 삼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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