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투자심리 지속될까

유윤정 기자 2009.05.26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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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확대 국면 주의

전일 코스피는 주말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이어 북한의 핵 실험 및 단거리 미사일 발사로 장 중 등락폭이 100포인트에 달했지만 종가 기준으로는 2.85포인트 하락하며 1400선을 방어했다.

3월 이후 실질적 지지선이었던 20일이평선(이른바 심리선)도 지켜내며 예상 밖의 안정된 투자심리를 유지했다. 장 중 하락폭 만회로 주식시장은 정치논리보다 경제논리가 우선임을 재확인한 셈이다. 특히 북한 리스크의 학습효과로 외국인과 개인의 순매수 유지와 장 중 낙폭을 이용한 저가매수 증가로 1400선이라는 강력한 지지선을 확인한 코스피는 오늘 또 한번 반등을 시도할 전망이다. 메모리얼 데이로 휴장한 뉴욕증시의 영향도 배제돼 있다.



하지만 변동성 확대국면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GM 파산신청, 주택지표 등 변수들이 많이 숨어있다. 전날과 같은 돌발변수로 또 한번 가슴이 출렁하는 경험을 하고 싶지 않다면 리스크 관리는 필수적이다.

반면 전일 발생한 북한발 악재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경기 회복세, 금융시장의 안정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단기적으로도 과거 북한발 악재 발생 전후의 주가추이를 보면 뚜렷한 방향성이나 추세를 형성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북한발 악재가 발생 당시의 수익율을 보면 17차례의 이벤트 중 아홉번은 이전 단기추세와 같은 방향성을 보였지만 여덟번은 단기적으로 상반된 모습을 보이는 등 뚜렷한 유의성을 보이지 않았다.

문제는 심리와 수급의 변화다. 최근 주식시장은 지난주 후반 이후 완만하지만 조정권역에 진입해 있는 상황이다. 그런 와중에 어제와 같은 악재가 터짐으로써 장중 급락세를 만회하기는 했지만 일중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결과가 초래됐다.

환율은 내리고 유가는 오르고 경기회복 및 밸류에이션에 대한 논란은 시끌시끌해지는 가운데 영국 신용등급 추락 우려, 북핵 등 지정학적 리스크확대, 국내 신종인플루엔자 감염자 급증, 노 전대통령의 서거 등이 갑자기 더해지면서 투자심리가 약화된 것은 사실이다. 아직은 악재수위가 높지 않지만 이 상태론 추가 상승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가는 주목해야 할 포인트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이러한 달러 가치 하락을 헤지하기 위해 금과 원유를 매입하고 있다. 더욱이 원유는 이번 주부터 9월 노동절까지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 수요까지 예상된다. 비록 글로벌 경기는 침체를 보이고 있지만, 유가는 달러 신뢰도 악화로 인한 달러 약세와 드라이빙 시즌 돌입으로 상승 가능성이 큰 유리한 조건에 있다.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자연스러운 속도조절 국면에서 유가의 상승 속도와 상승 수준은 앞으로 중요하다”며 “올 여름 추가 상승이 유효한 가운데 유가가 달러 약세와 경기회복의 속도가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칫 이러한 변동성 확대추세가 연장될 경우에는 심리와 수급의 급격한 쏠림현상이 반복되는 가운데 조정폭과 기간이 예상보다 깊어지거나 길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특히 최근 조정이 마땅한 추가 상승모멘텀이 없다는 점에서 출발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가격메리트가 좀 더 생기기 전까지 종목별 매매공방이 치열해질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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