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모그룹 계열 금호산업과 '맞짱'

머니투데이 문성일 기자 2009.05.2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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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조 규모 신울진 원전1·2호기 입찰서 각기 다른 컨소시엄에서 대결

총 사업비 1조5700여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원전 시공권을 둘러싸고 대형 건설업체들의 합종연횡이 한창이다. 이런 가운데 대우건설이 모그룹 계열사인 금호산업과 한판 대결을 펼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이 이날 오후 신울진 원전 1·2호기 건설공사의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 제출을 마감한 결과 대우건설 (3,750원 ▲50 +1.35%),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 건설부문, 현대건설 (31,850원 ▼50 -0.16%) 등을 각각 주간사로 한 3개 컨소시엄이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눈길을 끈 대목은 컨소시엄 구성. 당초 두산중공업 (21,000원 ▲1,460 +7.47%), SK건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현대건설은 두산중공업 대신 GS건설 (15,220원 ▲170 +1.13%)을 새로운 파트너로 결정했다. 삼성건설 역시 최초 컨소시엄 참여기업이었던 대우건설 대신 금호산업 (3,810원 0.00%)을 택했다. 삼성 컨소시엄에는 대림산업 (55,900원 ▼500 -0.89%)이 포함됐다.

삼성 컨소시엄에서 빠져나온 대우건설은 현대 컨소시엄에서 제외된 두산중공업과 함께 포스코건설을 끼워 새로운 컨소시엄을 구축했다. 이 같은 진용이 각각 짜여진 원인은 무엇보다 입찰 참가 컨소시엄을 늘리려는 발주자의 발상 때문이다. 발주자인 한수원은 최초 입찰 당시 3개 컨소시엄 이상이 입찰에 참여해야 한다는 규정을 뒀지만, 결과는 참여 컨소시엄 부족으로 두 차례 유찰됐다.



결국 한수원은 참여기업수를 늘리기 위해 각각의 컨소시엄에 원전 공사 경험이 없는 건설기업을 1개사씩 포함하도록 재공고해 GS건설, 금호산업, 포스코건설 등 3개사가 이번 입찰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인 대우건설과 금호산업이 각각 다른 컨소시엄에서 입찰전을 펼치게 됐다. 당초 금호산업은 대우 컨소시엄 참여를 희망했으나 내·외부의 반대에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그룹 소속 계열사가 단일 공사의 컨소시엄에 나설 경우 리스크 관리가 안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대우와 금호가 올 초 컨소시엄을 통해 참여한 통영LNG 가스기지 입찰에서 고배를 마신 점이 이번에 단일 컨소시엄 구성을 하지 못하게 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와 관련, 국내 10위권인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대우와 금호가 각기 다른 컨소시엄에서 견제보다는 협력체계도 될 수 있는 만큼 입찰 과정과 낙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울진 원전 1·2호기 입찰은 오는 6월16일 가격 심사를 거쳐 최종 시공사를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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