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존' 엡손도 긴장한 미니프린터시장 새강자

김일태 웅진루카스투자자문 애널리스트 2009.06.0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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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김일태의 기업이야기/빅솔론

빅솔론 (4,840원 ▼55 -1.12%)은 2002년 삼성전기의 구조조정과정에서 분사한 회사로 2007년 8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분사 당시 삼성전기 출신 경영진에 의해 지분이 인수됐다.

빅솔론은 POS(Point of Sales)용 영수증프린터, CAT(Card Authorization Terminals)용 프린트 메커니즘, 라벨프린터 및 모바일 프린터 등의 미니프린터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엡손의 아성을 위협하다

빅솔론이 생산하는 POS프린터는 백화점, 할인마트, 레스토랑 등에서 계산서 영수증을 인쇄할 때 사용하는 소형프린터다. 또 프린트 메커니즘이란 CAT(카드조회단말기), 의료장비, 택시미터기 등에 내장돼 출력기능을 담당하는 프린팅 부품을 말한다. 빅솔론이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라벨프린터는 택배회사에서 바코드 등을 인쇄하는 프린팅 기계장치이며, 모바일프린터는 배달 및 방판 시 휴대용으로 사용하는 소형프린터다.



이러한 빅솔론의 소형프린터 제품군은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성장성 높은 사업분야다. 특히 세계 각국의 조세정책에서 탈세를 막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 영수증 정책임을 감안할 때, 빅솔론은 각국 정부의 조세정책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

'지존' 엡손도 긴장한 미니프린터시장 새강자


현재 미니 프린터시장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절대강자인 엡손(EPSON)이 약 50%를 차지하고 있고, 시티즌(Citizen)과 스타 마이크로닉스(Star Micronics)가 약 8%, 빅솔론이 뒤를 이어 약 6%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미니 프린터시장은 프린터에 이상이 생길 경우 매장 영업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기술에 대한 높은 안정성과 신뢰성이 요구되는 분야다. 따라서 가격경쟁력보다는 브랜드 로열티가 구매기준으로 더욱 강조되는 사업분야이다. 이것이 엡손이라는 절대강자가 존재하는 이유다. 또한 일본의 3사와 빅솔론에 의해 과점화된 시장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가격정책이 유지되고 있다.


최근 빅솔론의 약진으로 긴장한 엡손은 빅솔론을 견제하기 위해 POS프린터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빅솔론은 2013년까지 매년 엡손에게 60만 달러를 로열티로 지급하는 조건으로 합의했다.

빅솔론의 2008년 기준 국내시장 점유율은 POS프린터의 경우 약 50%, 프린터 메커니즘의 경우 약 78% 이상으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비중을 보면 POS프린터 57.6%, 메커니즘 32.3%, 라벨프린터 4.1%, 모바일프린터 2.4%, 기타 3.6%다.



◆환율효과를 만끽하다

빅솔론은 올해 1분기 기준 수출비중이 무려 78%에 이르는 수출기업이다. 반면 원재료 수입비중은 60%에 불과해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환율의 수혜를 입고 있다. 수출국 역시 미주, 유럽, 중국, 호주, 남미, 중동 등 매우 다변화돼 있다.

빅솔론은 3월 결산에서 12월 결산으로 결산기를 변경했는데, 올해 1분기 실적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34.6%, 영업이익 154.8%, 당기순이익 130.5%가 증가하는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환율효과 뿐만 아니라, 중국, 남미, 중동 등의 신규시장 물량 증가와 모바일프린터와 라벨프린터 등의 신규제품군 매출 증가 등에 기인한다.



지난해 레버리지 키코 계약으로 인해 우수한 영업력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는 다른 수출기업들과 달리 빅솔론은 단 한건의 키코계약도 맺지 않았다. 단지 환율급등으로 인한 헷지 차원에서 올해 7월에서 12월까지 SC제일은행과 1500만달러에 대해 원/달러 환율 1390원에 매도할 수 있는 선물환 계약을 체결해 놓았다. 따라서 올해 환율이 하락하더라도 선물환 매도로 인한 이익 덕분에 완충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빅솔론은 삼성전기로부터 사업부분을 양수하면서 발생한 영업권 158억원을 5년간 정액 상각했다. 매년 32억원가량의 무형자산 상각이 2007년 완료되면서 2008년부터 영업이익률이 9%대에서 약 17%로 급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향후에도 이러한 높은 영업이익률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성장동력인 라벨프린터와 모바일프린터



빅솔론은 주로 택배회사에서 도착지정보, 바코드 등이 기재돼 있는 스티커를 인쇄하는데 사용하는 라벨프린터를 국내에서 독점생산하고 있다. 향후 이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빅솔론의 매출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휴대 가능한 소형프린터인 모바일프린터는 배달, 방문판매 등에 사용되는데 이 역시 향후 성장성이 주목되는 사업분야다.

POS프린터시장에 엡손이 있다면, 모바일프린터시장에는 제브라(ZEBRA)라는 절대 강자가 있는데 빅솔론은 제브라에 ODM으로 납품을 시작하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출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세계경기 침체는 미니프린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세계적으로 물량이 30% 정도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빅솔론의 물량은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빅솔론에게 시장점유율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 최악의 경기침체 상황을 잘 버텨내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경기가 호전된다면 빅솔론의 성장은 더욱 가속도가 붙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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