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판사회 "申대법관, 재판권 독립 침해"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2009.05.2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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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배석판사들은 21일 판사회의를 열어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개입 행위에 대해 "법관의 재판상 독립을 명백히 침해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서울고법 배석판사 105명 중 75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6시30분부터 4시간여 동안 열린 이날 회의에서는 신 대법관의 거취 문제와 재판권 독립 문제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이규홍 서울고법 배석판사회의 의장은 "신 대법관이 서울중앙지법 원장 재직 당시 구체적 사건에 관해 개입한 행위가 법관의 재판상 독립을 중대하게 침해하고 재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했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다만, 신 대법관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서는 '논의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다수 의견에 따라 더 이상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이날 회의에서는 박시환 대법관의 '제5차 사법파동' 발언 이후 촉발된 정치권 등의 이념 공격에 대한 우려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고법 배석판사회의는 전국 평판사들의 맏형격인 판사들이 모인 회의라는 점에서 회의 시작 전부터 법원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고등법원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서울고법 판사들까지 신 대법관의 행위를 부당한 재판개입으로 결론 낸 만큼 신 대법관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사법부 일각에서는 이번 회의를 고비로 판사들의 집단적 움직임이 당분간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 신 대법관이 판사들의 집단 움직임이 잦아든 뒤 자진 사퇴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고법의 한 판사는 "법관들이 신 대법관의 거취 문제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은 충분히 표현된 것으로 본다"며 "이젠 신 대법관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고법을 포함해 지금까지 판사회의가 열린 곳은 전국 고등·지방 법원 26곳 중 16곳(61.5%)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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