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현 CJ그룹 회장 조사

류철호 기자 2009.05.20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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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일 회장과 주식 거래 내역 캐물어...천 회장 증여세 85억 등 탈세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이인규)는 지난 주말 CJ그룹 이재현 회장을 극비리에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이 회장을 상대로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1,984원 ▲5 +0.25%) 회장과의 주식 거래 내역 등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것으로 19일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해 4월 이 회장이 세중나모여행의 자회사인 세중 DMS의 지분 38만 75주를 CJ 계열사인 엠넷미디어가 인수한 배경에 대해서도 대가성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했다.



특히 검찰은 이 과정에서 CJ그룹이 천 회장 측에 경제적 이익을 줬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이에 대해 CJ그룹은 멤버십 포인트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마케팅 업체인 세중 DMS의 서비스 기법을 도입할 목적으로 회사를 인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천 회장을 소환조사한 결과 편법 주식거래 등을 통해 증여세 85억원 등 100억원대 세금을 포탈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천 회장을 한두 차례 더 불러 조사한 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과 알선수재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천 회장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도움으로 세중나모 주식을 자녀에게 편법으로 넘기는 과정에서 증여세를 포탈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천 회장이 운영하는 세중옛돌박물관 돌 사업과 관련해서도 증여세 등을 탈루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천 회장 혐의는 박 전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관련된 알선수재와 증여세 포탈 등이고 조사 분량이 많아서 20일에도 불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국세청이 지난해 7월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한 뒤 천 회장이 박 전 회장에게서 수천만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천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조세포탈 혐의를 일부 인정했지만 세무조사 무마 로비 혐의는 적극 부인했다.

천씨는 "박 전 회장 부탁으로 관련 내용을 알아보긴 했지만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은 천 회장이 박 전 회장 부탁을 받고 수차례 한상률 전 청장을 접촉한 정황을 확인했다. 그러나 세무조사가 그대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한 전 청장이 천 회장 청탁을 들어주지 않은 '실패한 로비'로 검찰은 결론지었다.

한 전 청장은 이날 검찰에 이메일로 보낸 20여쪽 분량의 진술서를 통해 "천 회장 부탁을 받았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세무조사를 진행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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