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된 한국물 투자, 그 효과는

더벨 이승우 기자 2009.05.20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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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연기금 등 투자 매력 증가..발행자, 금리 인하 기대

이 기사는 05월19일(15:1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국계 일반기업이 발행하는 해외채권(이하 한국물)을 국내 투자자들이 발행단계에서부터 인수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유통시장(세컨더리마켓)의 한국물 위주로 투자에 나섰던 국내 자산운용사들과 증권, 보험, 연기금 등은 투자 계획 재수립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브로커를 거치지 않고 발행자로부터 바로 채권을 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발행자 입장에서는 채권 발행시 협상력 제고로 금리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한국물 투자 활성화되나



국내 투자자들의 한국물 투자는 지난해 리먼 파산 사태 이후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외화유동성 우려가 불거지자 한국물 금리가 치솟으면서 고금리 한국물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일부 채권은 원화 환산 10% 이상의 수익률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발행시장에서 한국물을 사는 데 제약을 받아 왔다. 정부 외평채와 산업은행·수출입은행, 공기업 해외채권은 발행시장에서 매입이 가능했지만 일반 해외채권은 감독 규정상 유통시장에서만 살 수 있었다. 발행시장에서 브로커를 한 번 거친 후 비싼 가격에 매입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제는 이 규정이 사라지면서(20%로 제한) 국내 투자자들의 한국물 투자는 더욱 적극적이게 됐다. 국책은행과 공기업들 채권에 비해 일반 기업의 해외채 발행 금리가 더 높아 발행시장에서 바로 매입하게 될 경우 국내 투자자들의 구미가 자극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 투자에 적극적인 연기금과 보험회사들이 이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화재의 경우 해외투자를 전년보다 50% 가까이 늘리기로 했는데 이 증액분 모두를 한국물 투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그 규모가 5000억원이다.

우리투자증권과 굿모닝신한증권 등 증권회사들도 적극적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미 상당량 한국물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굿모닝신한증권은 지난해 한국물펀드도 구상했었다.



저축은행 등 소규모 투자자들도 한국물 투자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발행자, 금리 협상력 제고될 듯

발행시장이 국내 투자자들에게 개방되면서 해외채권을 발행하는 일반기업들은 금리 협상력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만큼 투자자의 절대 규모가 커지는 데다 발행 기업을 잘 아는 국내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 경쟁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해외 투자은행(IB) 한 관계자는 "해당 기업에 대한 정보가 많은 국내 투자자들이 몰리면 해외 투자자들도 분위기에 휩쓸릴 가능성이 높아 발행자의 금리 협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 딜을 주도하는 투자자들은 미국 중심의 해외투자자들이기 때문에 너무 큰 기대를 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주장도 있다.

국책은행 한 관계자는 "국내 투자자들의 발행 시장 참여가 발행자에게 긍정적인 것은 분명하지만 결국 딜을 주도하는 것은 해외 투자자들"이라고 설명했다.



또외화유동성 우려가 잦아들어 한국계 해외채권 발행 금리가 정상 수준으로 복귀한다면 스왑 비용 등을 감안,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낮아질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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