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 성공 하이닉스, 주가 전망도 '굿'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9.05.1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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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문제 해소로 장기 경쟁력 제고..단기 수급은 부담

하이닉스 (162,200원 ▲5,100 +3.25%)반도체가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D램값 반등에도 불구하고 항상 따라다니던 '유동성 위기 가능성'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냈다는 점에서 앞으로 하이닉스 주가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수급의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인 경쟁력이 제고됐다며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이닉스는 지난 14~15일 724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결과는 예상했던데로 성공적이었다. 무려 26조원의 돈이 몰렸다. 하이닉스는 유상증자 외에도 금융권에서 추가 여신을 받고 각종 유휴 자산 매각을 통해 총 2조3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성공적으로 완료될 경우 그동안 하이닉스의 최대 약점이었던 유동성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200mm(8인치) 장비 매각은 여의치 않다고 하더라도 2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그동안 끊임없이 하이닉스를 괴롭혀 왔던 유동성 시비는 완전히 불식돼 주가 상승의 걸림돌이 제거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유동성 문제를 해소한 하이닉스는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된다. 당분간 유동성 문제에서 자유로워진만큼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단기적인 D램값의 변동에 연연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동성 부족 속에서 여전히 현금원가를 밑도는 D램값 때문에 운신의 폭이 제한적인 대만 업체들과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는 그동안 D램 경기가 단기간에 회복돼 D램 업계의 구조조정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시나리오를 가장 우려해 왔지만 하이닉스는 당장 스스로가 유동성에 문제를 안고 있었기 때문에 '치킨게임'을 연장(?)시키는데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가근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업체들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이닉스는 유상증자와 주주단의 지원으로 유동성 리스크가 완벽하게 해소되고 있다"며 "이는 곧 현재 진행중인 반도체 업황 회복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며 2010년과 2011년의 반도체 호황기의 과거 사이클에서 보여줬던 이익창출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또 환율 하락으로 인해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일부에서 제기되는 것과 달리 하이닉스는 환율 하락시 순이익이 개선되는 효과가 크다. 외화부채에 대한 환차손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원화 강세 움직임으로 하이닉스의 환차익 및 순이익이 개선돼 장부가치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환율 민감도 분석에 의하면 달러 대비 원화가 1% 절상되면 하이닉스의 순익은 7% 증가한다고 밝혔다. 이가근 연구원은 "현재 환율 수준을 감안하면 당장 2분기부터 2000억대 이상의 순이익 흑자전환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하이닉스 주가의 단기적인 움직임은 크게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1만4000원 수준인 현주가에 비해 1만350원에 불과했던 유상증자 발행가격으로 인해 단기 차익을 노리는 물량이 출회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가가 큰 조정을 받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1월 유상증자 당시에도 하이닉스의 주가 조정은 제한적이었고 오히려 신주 물량을 빠르게 소화하면서 오름세를 탔다.

SK하이닉스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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