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유증, 대박 불구 개인투자자만 불리

더벨 민경문 기자 2009.05.18 07:00
글자크기

증권사별 청약률 실시간 공개, 선별 배정 등 지적

이 기사는 05월15일(15:0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7200억원 규모의 하이닉스 (162,400원 ▲5,300 +3.37%) 유상증자는 9개 인수단이 개별배정을 실시한다는 것만으로도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통합배정이 대부분을 차지했던 기존 총액인수와는 달리 증권사가 각자 인수물량을 책임지는 개별배정 방식을 최초로 도입했던 것이다. 청약 결과만 놓고 보면 대성공을 거뒀지만 청약률 실시간 공개, 선별 배정 문제 등 지적 사항도 만만치 않았다.

지난 15일 마감된 하이닉스 유상증자의 최종 청약 집계에 따르면 25조8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몰려 유상증자 역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대표주관사인 대우증권이 43.77대1를 청약률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인수단에 참여한 대부분 증권사들이 높은 청약률을 나타냈다.



이처럼 개별 증권사가 각자 청약률을 공개한 것은 이번 총액인수 형태의 유상증자가 통합배정이 아닌 개별배정이었기 때문.

개별배정은 실권이 발생할 경우 해당 증권사가 자체 자금으로 떠안을 수밖에 없다. 전체 실권물량을 인수단의 인수비율대로 나눠서 떠안는 통합배정과는 위험 부담의 차원이 다르다. 결과적으로 청약률 또한 개별 집계가 불가피하다.

문제는 청약이 진행되는 동안 실시간 청약률이 일반인에게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이번 하이닉스 유상증자와 같이 높은 청약 경쟁률이 예상되는 경우 투자자입장에서는 그 중에서도 낮은 청약률을 기록 중인 증권사를 찾을 수 밖에 없다. 같은 규모로 청약을 하더라도 낮은 청약률에서 더 많은 주식을 배정받을 수 있기 때문. 그러기 위해선 실시간으로 청약률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실시간으로 청약률을 공개한 증권사는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증권사별 일괄적인 청약률 공개는 청약 마지막날인 15일 오후 2시경 금융감독원이 전부 지시한 이후에야 이뤄졌다.



그나마 공개된 청약률 조차도 증권사 홈페이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에서 제각각으로 이뤄져 투자자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청약을 담당했던 한 증권사 담당자는 “청약률 공개 방법에 대해 증권사간 사전 합의는 전혀 없었던 상태”라고 말했다.

또 개별 배정에 따라 투자자 모집이 자율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일부 증권사의 경우 선별적으로 투자자를 받는 일도 생겨났다.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의 경우 개인투자자청약을 받지 않았지만 이를 사전에 전혀 공시하지 않아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청약열기가 뜨거웠던 만큼 일반공모라는 증자 방식이 무색할 정도로 특정 기관투자자를 상대로만 청약을 받은 증권사도 있었다”며 “그럴 계획이었다면 사전에 기준을 마련해 공표했어야 옳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실권물량의 희석효과를 기대하는 무임승차자(Free-rider)를 막는 차원에서 개별배정의 효과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전제한 후 "통합배정이냐 개별배정이냐를 결정하는 것은 해당 증권사와 발행사가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