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 "李대통령에 좋은 인상 받아"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9.05.14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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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길에 수행기자단과 간담회..진보비판 논란 해명

이명박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을 동행하면서 진보세력에 대한 비판으로 논란을 일으킨 소설가 황석영 씨가 자신의 입장을 다시 밝혔다.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성남 서울공항으로 돌아오는 대한항공 특별전세기 안에서 수행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진 것.

황 씨는 이번 순방 동행과 관련, "이 대통령이 가자고 개인적으로 권유해서 민간인 손님으로 참여했는데 대통령이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라서 그런지 대단히 적극적이고 파격적 행보를 선보였다.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사담을 나눈 적이 있는데 향후 계획이나 대북관계 등을 봤을 때 '전향적으로 열려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이 대통령이 '중도실용'이라는데 동의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도실용'이라는 게 대통령 개인이 한다고 되는 게 아니지만 대통령이 그 부분에 있어서 강력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황 씨는 "현 정부가 중도실용을 선언하고 출발했는데 촛불시위로 그런 관점을 실제 정치에서 펼쳐나가는데 무리가 있었던 것 같다"며 "앞으로 중도실용 노선을 확실하게 관철하면 다음에 훨씬 더 선진적인 정권이 나올 것 인 만큼 현 정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책적인 측면에서 새 정부가 '과거 10년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겠다'는 점을 너무 표 나게 했다"며 "현 정부의 지지 세력에 대해 나름대로 알고 있지만 과거에 했던 것 중에 좋은 것은 끌어안고 나갔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남북관계가 좋은 방향으로 풀렸으면 좋겠다"며 "한반도 정전체제가 평화체제로 이행됐으면 좋겠다는 강력한 소망이 있는데 현 정부가 지혜롭게 헤쳐나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회비판 세력 등에 민주적 권력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이 더 많이 주어져서 정부가 갖고 있는 역할을 분담해 시민정치 세력이 올라와 같이 협력하고 타협했으면 한다"며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정부가 자기 선택을 할 시간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황 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과 관련, "한국 사회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약점 중 하나"라며 "농담 삼아 얘기하자면 정치는 모범생들이 하는 게 아니라 '야간부'가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사실 모범생들이 할 수 있는 환경이 돼야 선진정치라고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민주노동당 비판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 "민주노동당과 진보연합이 분열된 것이 제일 섭섭하고 안타깝다"면서 "한 쪽은 우편향이 너무 심하고 (다른 한 쪽은) 서구적인 의미에서 좌파인가 하면 그 점도 의심스럽다. 양측 모두 수평 이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사민주의나 노동조합이나 이런 걸로 판단하기에는 한국 사회가 첨예한 정책적 가치를 주고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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