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창 "대우그룹도 준비했다면"…버티기 경고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2009.05.14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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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아까운 기업부터 팔아야"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이 구조조정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기업에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외환위기 때 해체된 대우그룹까지 거론했다. 아까운 기업을 팔라고도 했다.

14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헤럴드포럼 강연을 통해서다. 김 원장은 우선 "일부 기업의 경우 몇몇 지표가 개선되는 조짐을 기회로 버티면 된다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아직 낙관적 전망을 하기엔 이르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위기를 확실히 극복하고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해선 철저한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을 개선하는 기회로 삼아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또 "유동성 악화 우려가 있는 대기업 그룹에 대해선 5월말까지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해 주채권은행을 중심으로 계열사 매각 등 강도 높은 자구 노력을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곤 "대우그룹도 미리미리 준비했다면 그룹이 해체되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모두 건지려고 하다가 전부를 잃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며 아까운 기업부터 먼저 팔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개별 대기업의 경우 엄격한 신용위험평가를 진행한 뒤 부실징후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에 대해 과감한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소기업 지원책과 관련 "종전처럼 양적 확대에 치중하기보다 질적 관리가 필요한 시기"라며 "금융 지원과 함께 은행 대출 자산의 건전성도 고려하는 균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특히 위기 극복 정책과 아울러 위기 이후 상황에 대비해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선제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또 "위기 극복과정에서 지원된 금융자금의 부실화 가능성도 밀착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미시 건전성과 거시건전성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정책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다만 중견기업이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만큼 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을 보다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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