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이성태, 환율·물가 '이구동성'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2009.05.1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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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관망" "물가 우려 크지않다" 공통 의견

↑ 지난 2월 13일 윤증현장관이 한국은행을 방문해 이성태총재와 인사를 나누고있다. 임성균기자ⓒ↑ 지난 2월 13일 윤증현장관이 한국은행을 방문해 이성태총재와 인사를 나누고있다. 임성균기자ⓒ


경제부처와 중앙은행의 수장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며칠 사이 환율과 물가 등 경제 주요 현안에 대해 사실상 같은 맥락의 발언을 내놓고 있다.

과잉 유동성론에 대해서는 시각차가 있고 한국은행법 문제로 갈등이 있었지만 위기 상황에서의 정책 호흡에는 큰 이상이 없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양 수장의 첫 번째 '이구일언'(二口一言)은 환율 문제에서 나왔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며 외환당국의 개입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에서 이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취한 것이 첫번째다.

윤증현 장관은 지난 11일 "환율은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있는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었다. 환율 급락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그는 "빠르다는 의미가 뭔지 잘 모르겠으나 지금은 환율을 비롯한 경제지표에 대해 언급할 때가 아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성태 총재도 이튿날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간담회에서 “환율 등 가격 변수가 움직일 때는 움직이는 이유가 있는 만큼 지켜보는 것도 정책 당국의 바른 태도"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에 덧붙여 최근 환율변동은 작은 규모가 아닌 만큼 수출과 경상수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첨언을 곁들인 것에 대해서는 윤 장관은 다음달 화답했다.


윤 장관이 13일 "환율상승이 수출기업 채산성 개선에 상당히 기여해 왔지만 환율이 안정세로 돌아서면 채산성도 상당폭 약화될 것"이라고 밝힌 것. 또 이 같은 기조와 우려 등으로 정부는 수출 업종별 환율 하락 파급 효과를 따져보는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같은 날 발표됐다.

물가에 대해서는 이성태 총재가 먼저 언급했다. 이 총재는 12일 “소비자물가는 상승률이 최근 몇 달 동안에 현저하게 떨어졌다”며 “원자재가격 안정과 경제활동 부진으로 물가 (상승) 압력도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지역의 집값 상승세와 농수산물 가격 상승세에 대해 일단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도 함축돼 있는 것이다. 또 공공요금(전기.가스 등) 조정이 언급된 상황에서 올려도 괜찮을 것이라는 시그널을 통해 정부가 우군을 얻었을 수도 있다.

윤 장관은 이틀이 지난 14일 “소비자 물가가 환율 효과와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으로 2%대로 안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여기서 더 나아가 “에너지가격 상승 요인이 있다”는 말과 “올해 연간으로는 전망치인 3%내로 안정될 것"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양 수장이 과잉 유동성론에 대해서는 다소 이견이 있지만 정부가 여전한 확장기조 유지를 약속하고 한은이 단기 유동성 문제에 대해서는 들여다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그 간극도 크지 않다.



한 연구기관의 임원은 “위기에 대한 경고가 잦아들지 않은 상황인 만큼 이전에 대립하는 일이 종종 있었던 기획재정부와 한은의 협조 움직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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