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경제가 현저하게 개선된 것은 아직 없다"고 밝혔죠. 전반적인 내수시장의 상황은 현재 어떤가요?
[박동희 기자]
최근 일부 경제 지표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지만 체감 경기는 여전히 나빠 경기가 회복하고 있다고 속단하기엔 일러 보입니다. 우선 준비된 화면 먼저 만나보시죠.
[이대호 앵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환율도 뚝 떨어지고 실물경제에도 이제 슬슬 '봄바람'이 부는 거 아닌가 싶은데?
[박동희 기자]
네, 최근 주가가 급등하면서 금융시장에서는 진작부터 경기 바닥론이 제기돼 왔는데요. 일부 경제지표가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실물시장에까지 경기회복론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3월 광공업지수는 2월보다 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석 달째 상승세를 이어간 겁니다. 여전히 어려운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지난 1월 25% 넘게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일단 최악의 상황은 벗어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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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현재의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경기 동행 지수가 14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고, 앞으로의 경기 상황을 전망하는 선행지수도 석 달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재고 역시 1년 전에 비해 5.7% 줄었는데요.
그만큼 생산을 늘려야 하니까 이 역시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빠르게 살아나고 있는데요. 한국은행이 조사한 4월 기업경기 실사 지수는 전달 보다 12포인트나 급등했습니다.
[이대호 앵커]
지표들은 그렇지만, 사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도 느끼지만,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체감경기가 살아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죠?
[박동희 기자]
네, 그렇습니다. 경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소비와 투자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이 바닥이라고 하더라도 빠르게 바닥을 치고 올라가기까지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3월 서비스생산은 2월에 비해 0.7%, 1년 전에 비해서는 0.6% 감소했습니다. 소비재 판매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3%나 줄었고, 설비투자 역시 23.7%나 감소했습니다.
내수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수출 역시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인데요. 선진국 경기가 확실하게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하반기로 갈수록 환율효과는 사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V자형 회복을 하기보다는 거친 L자형, 그러니까 횡보를 하면서도 등락을 거듭하는 회복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대호 앵커]
분야별로 살펴보고 있지만 대부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내수시장도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는 쪽이 있는 데 이들은 어떤 근거를 내세우고 있나요?
[박동희 기자]
고용시장만 보면 바닥이 아직 멀었다는 반론이 가능해 보입니다. '3월 고용동향' 집계 결과 실업자 수는 95만2천명까지 늘었습니다.
1년 새 14만2천명이(17.6%) 실업자로 몰린 것입니다. 신규 취업자 수도 19만5천명 줄어 지난 99년 3월(-39만명) 이후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경제활동인구는 2천406만2천명으로 1년 전보다 5만2천명(-0.2%) 줄었고, 경제활동참가율도 60.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여기에 실업률은 4.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포인트 올랐습니다. 청년 실업률은 더욱 가파르게 올라 전년동월대비 1.2%포인트 상승한 8.8%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대호 앵커]
그렇다면 현재 정부에서는 내수산업 성장을 위해 어떤 대책들을 마련하고 있나요?
[박동희 기자]
정부는 '서비스 산업'에서 활로를 찾는다는 계획입니다. 선진국에선 서비스 산업이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미국에선 월마트와 IBM 등 12개 서비스 기업이 기업순위 30위 안에 들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30대 기업 중에 서비스기업은 단 4개뿐입니다. 대신 그 동안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것은 제조업이지만,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제조업에서도 더 이상 예전같은 수출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정부가 서비스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서비스 분야가 일자리는 물론, 내수시장을 살릴 수 있는 해법이라는 판단입니다.
[이대호 앵커]
네. 박동희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