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중형'늘고 '대형' 줄고… 택시도 소형화

기성훈·김보형 기자 2009.05.15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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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행비용 줄이기 노력

↑최근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쏘울'택시 ↑최근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쏘울'택시


경기 침체 속에서 차량 운행비용을 줄이려는 노력으로 '아반떼'와 '포르테'같은 준중형급 택시는 늘어나고 짐이나 승객이 많을 때 타는 대형택시는 감소하고 있다. 특히 앞으로 경차 택시가 도입될 예정이어서 택시의 소형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회사택시를 중심으로 준중형 택시를 도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서울 창동에 위치한 일진운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1600cc급인 '포르테' 택시 60여대를 도입해 전체 차량 가운데 절반 이상이 준중형 차량이다.



이외에도 전국적으로 100대 이상의 '아반떼'와 '포르테' 같은 준중형급 택시가 운행중이며 최근엔 기아 '쏘울'택시가 등장해 화제가 됐었다.

일진운수가 준중형 택시를 도입한 가장 큰 이유는 연료비를 줄여 운영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 실제 택시 운송비용에서 연료인 LPG가 차지하는 비중은 30%가 넘는다.



이 회사 관계자는 "2000cc급 소나타 택시의 주행 연비는 리터당 6Km정도지만 포르테는 10km에 가깝다"면서 "통상 하루에 400Km를 주행한다고 하면 매일 3만 원 가까이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어서 효율적이다"고 말했다.

택시 운전자들도 실제 타보니 공간이 좁지 않고 운전하기가 편하다는 생각들이다. '포르테' 택시를 운전하는 한 기사는 "차선변경이나 골목길 운전이 많기 때문에 준중형급 택시가 운전하는 입장에서도 편하다"며 "불편해하시는 손님들도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현대기아차에서 '포르테'나 '아반떼'급 택시 차량을 생산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일반 차량을 구매한 후 150만~200만 원의 개조비용을 들여 택시로 바꿔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개인택시의 경우에는 아직 준중형급 택시 도입을 망설이고 있는 상황이다.
↑승객감소와 콜밴의 불법 영업으로 감소하고 있는 '대형 택시' ↑승객감소와 콜밴의 불법 영업으로 감소하고 있는 '대형 택시'
한편 공항이나 버스터미널 등에서 '스타렉스'와 같은 승합차로 짐이 많은 승객들이나 단체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던 대형 택시는 갈수록 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2001년 출범 당시 개인 192대, 법인 40대 등 200대를 훌쩍 넘던 대형택시는 현재 개인은 150여 대 수준이고 법인은 단 한 대만 남았다.


대형택시가 갈수록 줄어드는 이유로는 모범택시와 같은 요금체계로 국내 승객들로부터는 외면을 받고 호텔이나 공항 등의 외국인 승객들은 콜밴에게 빼앗긴 것이 꼽힌다.

원래 1톤 미만의 용달화물차인 콜밴은 20Kg 이상이거나 부피가 라면상자만 한 화물을 가진 승객만 태워야 하지만 실제로는 대형택시와 똑같이 검은색으로 외부를 칠하고 지붕위에 설치하는 방범등까지 달고 일반 택시와 똑같은 영업활동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스타렉스 대형택시를 운행하는 이진복(55)씨는 "사람이 많아서 일반 택시 두 대를 타는 것 보다는 대형택시가 이득인데 이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면서 "해외 관광객들도 콜밴에게 다 뺏겨 앞으로 나온다는 경차 택시로의 변경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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