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북 시장' 문이 열린다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2009.05.14 07:00
글자크기

예스24·알라딘, SKT, 삼성 등 잇단 진출..단말기값이 '변수'

↑삼성이 출시할 '파피루스'↑삼성이 출시할 '파피루스'


국내에서도 전자책(e북)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아마존의 e북단말기 '킨들'이 지난해 50만대 판매되는 등 e북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한국형 킨들 신화'를 겨냥한 소리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주로 벤처기업들의 독무대던 이 시장에 대기업들까지 가세하기 시작하면서 e북시장은 본격적인 개화기를 맞았다.

◇e북시장 '공룡들의 전쟁터'



수년째 불황에 허덕이는 출판유통업계는 불황 타개책으로 e북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국내 온라인서적유통시장에서 1위와 4위를 기록하는 예스24와 알라딘은 지난 12일 e북시장에 동반 진출하기 위해 제휴했다. 두 회사는 연내 공동 출자법인을 설립하고 e북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또 e북단말기 제조사와 협력해 자체 단말기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에 앞서 교보문고도 e북사업을 시작했다.
 
SK텔레콤과 LG텔레콤 등 이동통신사들도 e북서비스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e북이 무선인터넷의 킬러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e북단말기 제조사 네오럭스와 손잡고 연내 e북시장에 진출한다. LG텔레콤 역시 e북콘텐츠사업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도 오는 6월 e북단말기 '파피루스'를 내놓고 아마존의 '킨들'에 도전할 계획이다.



◇단말기 보급이 '관건'
↑아마존 '킨들DX'↑아마존 '킨들DX'
e북 이용이 저조한 이유는 e북으로 볼 수 있는 내용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출판사들이 e북시장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국내에서 출판되는 서적은 연간 3만5000여종에 달하지만 e북으로 제작된 콘텐츠는 5만종 남짓에 불과하다. 이마저 대부분 무협소설 등 일부 장르에 치중됐다. e북업체 한 관계자는 "e북콘텐츠가 워낙 적은데다 인기 있는 베스트셀러가 e북으로 서비스되지 않다보니 이용자들에게 외면받아온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아마존 '킨들'의 성공사례에 자극받은 탓인지 출판사와 저작권자들이 서서히 e북사업에 관심을 쏟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바잉파워'를 갖춘 대형 온라인서점과 이통사들까지 가세하면서 출판업계를 자극하고 있다. 알라딘 관계자는 "베스트셀러의 50% 이상을 e북으로 서비스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북단말기의 진화도 촉매제가 되고 있다. 최근 새로 나온 e북단말기들은 전자잉크 방식을 이용했기 때문에 종이책처럼 편하게 읽을 수 있다. 다만 단말기 가격이 비싼 게 흠이다. e북 전용단말기는 30만~40만원선이다.

e북콘텐츠가 일반 서적보다 60% 싸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단말기 구매에서 소비자들이 주저할 수밖에 없다. 이통사의 비싼 데이터요금도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체 한 관계자는 "데이터요금이 낮아지거나 e북단말기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PwC에 따르면 전세계 e북시장은 지난해 19억달러 규모에서 올해 25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또 2013년이면 89억달러로 시장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돼 아마존을 비롯한 구글, 소니, AT&T 등의 패권다툼이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