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일류브랜드 조건 '간판모델' 뜬다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9.05.14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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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쏘나타' 톱10, 中서 '위에둥' 월 2만대 시대, 유럽선 'i10' 선전

해외시장에서 현대자동차의 '간판모델'이 뜨고 있다. 중국·미국·유럽 등 3대 주요 시장에서 '아반떼'('위에둥'), '쏘나타', 경차 'i10'등 현대차의 대표선수들이 선전,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 경기침체를 맞아 값싸고 품질 좋은 중·소형차에 대한 수요가 커진데 대해 현대차가 가장 잘 적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에 시장점유율만 올리는 게 아니라 간판모델을 키운다면 위기 이후 확실한 글로벌 톱 브랜드에 올라설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쏘나타'↑ '쏘나타'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세계적 메이커들의 진검승부처 미국시장에서는 '쏘나타'가 분투하고 있다. '쏘나타'는 국내시장에선 전통적 베스트 모델이지만 쟁쟁한 모델들이 즐비한 미국시장에서는 크게 두드러지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전년보다 7.4%늘어난 1만1815대(워즈오토 자료)를 판매하며 승용차 부문 9위(트럭·레저용차량 제외)에 올랐다. 올 들어 2월을 제외하고는 줄곧 톱10에 이름을 올려 연간 누적으로도 3만7472대를 기록, 토요타 '프리우스'(3만2662대)를 누르고 10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차는 아직 연간 기준 판매 톱10 모델에 든 적이 없다.



반면 지난달 동급의 토요타 '캠리', 닛산 '알티마'가 전년대비 30~40% 이상 판매가 줄고 혼다 '어코드'(-15.6%), 크라이슬러 '세브링'(-75.4%), 폰티악 'G6'(-57.6%) 등도 줄줄이 판매가 급감하고 있어 추가 선전 전망도 밝다.

↑ '위에둥'↑ '위에둥'
세계 최대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에서는 대박 모델 '위에둥'(중국형 '아반떼')이 4월 2만2890대가 팔려 현대·기아차 사상 첫 '단일모델 월 2만대 판매' 시대를 열었다.

'위에둥' 역시 비슷한 차급의 토요타 '코롤라'가 올 1분기 누적판매대수가 전년대비 22.3%(중국자동차공업협회 자료) 줄고 혼다 '시빅', 폭스바겐 '제타' 등이 15% 이상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94% 증가(구형 모델 포함)라는 기록을 세웠다.


↑ 'i10'↑ 'i10'
유럽시장은 'i시리즈'가 빛을 발하고 있다. 특히 경차 'i10'은 지난 3월 1만842대가 판매돼 '1만대' 벽을 넘은데 이어 4월도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한 9139대(잠정치)가 팔렸다. 시장 수요가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도 눈에 띄는 선전이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쏘나타' 후속모델인 'YF'가 '제네시스' 등과 함께 확실한 패밀리룩(한 브랜드 내 통일적인 디자인)을 구축하고 성능 좋은 '쏘렌토R'이 출시되는 등 대표모델 라인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 전문가는 "그동안 토요타 '캠리', 혼다 '시빅', 폭스바겐 '골프'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라면 모두 상징적 모델이 있었지만 현대차는 그렇지 못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며 "자동차업계에서 소비자들에게 확실히 각인되는 대표모델은 브랜드 가치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간판 모델들을 구축한 뒤 판매가격을 차츰 올려 실질적 히트상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유지수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표 모델 이외에 당장 수익성이 없더라도 프리미엄 모델과 친환경차량을 강조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면 자연스레 대표모델들도 제값 받고 팔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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